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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30년 간 논의하다 날샜다"
"의료전달체계 30년 간 논의하다 날샜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1.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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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1일 KHC 포럼,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일차의료 강화 정책 조명
권용진 단장 "지역사회 일차의료·15분 진료·301네트워크 시범사업 첫 걸음"
▲ 대한병원협회 KHC 포럼에서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 일차의료 강화를 주제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 조비룡 서울의대 교수, 정영호 한국의료재단연합회장,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김동익 분당차병원장.
지난 30년 동안 논의만 되풀이 하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정립과 일차의료 강화 정책 실패의 근본 원인은 불신과 반목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은  1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아코르-앰버서더에서 열린 대한병원협회 'Korea Healthcare Congress(KHC)'에서 열린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 일차의료 강화 정책 어떻게 이룰 것인가?'  포럼에서 주제발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개념을 외국에서 수입하면서 추상적인 정책 목표를 제시했고, 민간이 아닌 정부 주도의 강제형 정책 과정으로 인해 불신과 반목을 양산하면서 정책 실패를 되풀이 했다"고 평가했다.
 
"동양의 가족문화와 급속 성장의 휴유증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나라에서 이상적인 목표를 전제로 논의를 시작하면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한 권 단장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목표보다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15분 진료·지역사회 일차의료·301네트워크 시범사업이라도 제대로 해 의뢰-회송 의사간·환자-의사 간·지역사회기관간 신뢰부터 형성해야 전달체계와 일차의료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역의사회 주도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에 대해 권 단장은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의사 간 신뢰를 높이고, 사업을 주도하는 지역의사회가 정부는 물론 보건소·지역사회 자원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주제발제를 하고 있는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전국 20여곳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15분 진료(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상급종합병원의 진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의뢰·회송을 개선해 의료기관 간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단장은 특히 "전국 10여 곳 의료기관과 지방의료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301네트워크 시범사업의 경우 지역거점병원의 진료서비스 개선을 통해 취약계층 환자와 의료기관 간의 신뢰를 높이고, 지역사회 연계 자원간 의뢰·회송을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취약계층 안전망을 위한 통합서비스를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패널토론자로 참여한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일차의료는 경증·만성 질환과 건강관리를 포괄적이면서 지속적으로 담당할 수 있도록 수가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제한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소비자도 합리적인 의료이용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추진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가면서 의료계·정부·소비자가 신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발제자의 제안에 동의한다"고 밝힌 정 과장은 "의료전달체계는 각종 이슈가 많은 난제 중의 난제로 미궁에 빠지기 쉽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다"면서 "의료전달체계개선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사람의 거주지를 기반으로 의식주와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거점병원과 의료(동네의원)·보건(보건소)·복지(구청·복지관·주민센터 등)를 연계하는 301네트워크에 대해 정 과장은 "송파 세모녀 사건을 들여다 보면 복지 문제뿐 아니라 질병이 있어 제대로 치료를 못하다 보니 직업을 못구하고, 소득이 없다 보니 가난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됐다"면서 "제각각인 보건·의료·복지를 환자(소비자)를 중심으로 연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포럼 참석자와 함께한 자유토론에서 허봉렬 대한가정의학회 명예이사장(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장)은 의료보험을 시작하면서 대형병원 환자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지역병원을 강화하고, 가정의학 인력을 통해 일차진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이라는 쓰나미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일차진료와 의료전달체계에 관한 정책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명예이사장은 "의료 재원이나 인력은 한정돼 있어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함에도 마구 낭비하고 있다"면서 "신호등을 세워 규제하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손 안대고 코를 풀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김동익 전 대한의학회장(분당차병원장)은 "전문의가 95%인 나라는 없다. 이런 교육체계를 유지하면서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은 교육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먼 길을 가는 게 어렵겠지만 가야 할 길이라면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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