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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체형 음주+육식 즐기는 여성 폐암 발병 위험↑

마른 체형 음주+육식 즐기는 여성 폐암 발병 위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10.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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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3회 이상 음주 여성 24.7%, 육식 좋아하는 여성 6.7% 위험도 높아
폐암학회, 국내 첫 여성폐암 위험인자 분석..."조기검진으로 예방해야" 강조

김승준 교수가 국내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너무 마른 여성, 음주를 많이 하는 여성, 그리고 운동량이 적고 기존에 다른 암에 걸렸던 경험이 있는 여성은 폐암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이계영)는 10월 27일 '2017 비흡연 여성폐암 캠페인' 행사를 앞두고 국내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폐암학회 연구위원회(위원장 김승준 교수)는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 226명과 비흡연 여성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고연령 ▲음주(주 2∼3회 이상) ▲운동(주 3∼4회 미만) ▲육식위주 식이 ▲기존 암 진단자 ▲낮은 체질량수가 비흡연 여성 폐암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는 총 70개 항목의 설문 내용에는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정도 △평소 운동량 등의 일반적인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것 외에도 △주방 환경 △취사연료 △요리 종류 △머리 퍼머와 염색 등의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익숙한 생활 패턴도 포함됐다.

또 간접흡연 역시 직접 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간접흡연 노출 정도, 특히 △남편의 흡연 여부 △집안에서의 흡연 여부 등도 설문 내용에 포함시켰다.

설문결과 비흡연 여성폐암환자에서 육체적·심리적으로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이 많았으며, 운동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요리할 때 눈이 따가울 정도로 연기가 자욱한 환경에 많이 노출됐으며, 튀기거나 부침 요리 등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 흡연에 대한 설문에서 비흡연 여성폐암환자들은 가정 또는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많았고 노출시기도 빨랐다.

조사에서 남편의 흡연 여부는 크게 영향은 없었으나 집안에서 흡연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밖에 부모 형제 중에 폐암이 있었던 비율은 6.8%였고 주로 어머니와 여자형제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위원인 조석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여성 폐암의 원인을 여성의 생활 패턴과 주변 환경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어느 정도는 예측한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간접 흡연도 직접 흡연 못지 않게 폐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서도 간접흡연의 노출이 많았고 노출 시기도 빨랐다는 것은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2003년∼2004년 일반건강검진을 수행한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12년 간 추적관찰한 결과도 발표했는데, 약 4만 5000명 정도가 폐암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연구회 위원장인 김승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폐암 발생자들의 평균 연령은 61.2세(±11.4세)로 폐암이 발생하지 않은 군의 46.8세 (±14.5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연령에서 폐암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연령, 체질량 지수, 기존암 여부, 생활습관 등을 전반적으로 보정한 결과, 최종적으로 주 2∼3회 미만 음주자에 비해서 주 2∼3회 이상 음주자들의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24.7% 높아지며, 운동을 주 3∼4회 미만인 군이 3∼4회 이상인 군에 비해 위험도가 2.6%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관리한 군에 비해 육식위주의 식생활을 가진 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도가 6.7% 정도 높아졌고, 기존암 진단 여부는 전반적으로 암 진단을 받지 않은 군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은 폐암발생의 위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정상 체중 보유자에 비해서 저체중군에서 폐암발생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계영 폐암학회 이사장은 "이번 두 개의 조사결과에서 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 발생이 가능하며, 흡연과는 별개로 고연령, 음주, 운동부족, 육식위주의 식생활, 낮은 체질량지수, 기존 암 보유 여부 등이 여성 폐암 발생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며 "폐암을 예방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흡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인자에 대해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빅테이터를 이용해 비흡연 여성폐암 발생 위험인자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흡연과 관련이 없는 여성폐암에 대한 위험인자 분석이 국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흡연 외의 생활 습관이나 환경등의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개선의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비흡연 여성폐암환자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과거 수십 년 간 폐암은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여성에서도 최근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며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흡연율이 높아졌기 때문이긴 하나, 국내에서는 85%이상의 여성 폐암환자들이 비흡연자임을 감안하다면 조기검진을 통해 폐암 여부를 빨리 확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폐암 조기검진율은 15%정도 되는데, 앞으로 50%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고, 현재로서는 저선량 CT를 통해 폐암 조기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회에서 조사한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학회는 이번 설문조사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통계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원인이 확인되면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정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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