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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 미래 '일차의료'에 달렸다
한국의료 미래 '일차의료'에 달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10.1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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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대비 위해 의료전달체계·수가 개편 불가피
김치원 병원장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 변화 대비해야"
▲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이 1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 세미나에서 '미래의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IT기술의 발전으로 요약되는 미래 의료환경에서는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 요구에 맞춰 일차의료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은 1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 세미나에서 '미래의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치매와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며 "뛰어난 IT 의료기술이 고령화와 접목되면서 의사의 도움을 받아 만성질환을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거나 체중 감량과 체력 향상을 위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요구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일차의료기관이 외래환자를 놓고 경쟁하면서 상당한 의료비 낭비와 환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 김 병원장은 "외래환자가 손쉽게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하는 의료이용체계는 더 많은 의료비 지출로 이어져 지속적인 케어에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자들이 급성기 치료 후 의사의 도움을 받아 질병을 관리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차의료기관의 중요성이 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병원장은 "아급성기병원의 확충과 일차의료의 역할 정립과 더불어 현재의 분절화된 의료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다양한 의료기관이 협력해 비용 효율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의료기관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 디지털 의료환경과 고령사회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김 병원장은 "디지컬 헬스케어와 건강관리 서비스는 의사가 할 일을 뺏어간다기 보다 시간을 덜어주고,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일차의료가 주치의·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다양한 의료기관과 조직이 협력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 의료전달체계 구축의 선결 요건으로 정보통신(IT) 시스템과 전자건강기록(EHR)의 연계와 정부-환자-의료공급자 간 신뢰 구축을 강조한 김 병원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원칙 없는 삭감행태만 바로잡아도 신뢰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이 급성기치료 후 일차의료기관에 환자를 회송하는 시스템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패널토론자로 참여한 박진오 서울의대 교수는 "미래에는 현재처럼 의사 혼자 진료하면서 교육·운동·영양 등의 역할을 모두 감당하지 못하고, 다양한 네트워크와 분석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왓슨의 소비자 버전과 전문가 버전이 출현하고, 유전자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준비도 해야 한다"면서 "환자의 정보 역시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의사의 진료형태에 대해 소비자·시민 평가를 받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고려의대 교수는 "일차의료가 조정성·포괄성·전인진료를 실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사-환자는 물론 의사-정부간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항공우주의학을 전공한 이원근 원장은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진료 정보를 언제·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사회변화에 맞춰 의료도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일차의료 공급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계기로 환자들이 일차의료기관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힌 정 과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들도 의료전달체계와 저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두 번이나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의료의 본질과 가치가 있는 일에 지원할 것이다. 국민이 잘 되고, 의료인이 잘 되면 정부가 안 따라갈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송홍지 대한가정의학회 홍보이사는 "환자를 포괄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일차의료 수련교육 프로그램과 그룹 개원 형태를 법제화 하는 데 대해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면서 "대학병원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15분 진료 시범사업 역시 일차의료로 확대해 환자가 안전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의사도 만족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좌장을 맡은 조경환 고려의대 교수는 "보건의료정책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의료전달체계가 형식적이 아닌 미래의 한국의료체계와 일차의료를 바로잡는 형태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학회 차원에서도 분명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 14일 열린 미래의 일차의료 세미나 패널토론. 왼쪽부터 강준호 대표원장(이랜드클리닉)·박진호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김도훈 고려의대 교수(고대 안산병원)·이원근 원장(이패밀리의원)·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조경환 좌장(고려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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