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9:09 (금)
'팔로4징증' 신생아 수술 후 악결과
'팔로4징증' 신생아 수술 후 악결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8 08:4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진 과실로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 주장했지만
재판부 "경련 예방·응급 조치 잘못 없어" 손배 기각
▲ 팔로4징증은 큰 심실중격 결손증·혼합형 폐동맥 협착·대동맥이 심실 중격 위로 걸쳐 있는 대동맥 기승·우심실비대 등 4가지 해부학적 이상을 보이는 선천성 심장 질환.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고, 수술 시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김선경 기자 photo@kma.org>
'팔로4징증' 신생아의 완전교정술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자 환자의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7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A신생아의 부모와 가족이 B병원을 상대로 낸 7억 1040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팔로4징증은 큰 심실중격 결손증·혼합형 폐동맥 협착·대동맥이 심실 중격 위로 걸쳐 있는 대동맥 기승·우심실비대 등 4가지 해부학적 이상을 보이는 선천성 심장 질환.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고, 수술 시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신생아는 지방에 있는 B대학병원에서 출생 전·후 검사에서 팔로4징증 진단을 받았다.
 
A신생아는 2011년 7월 12일 H병원에 입원, 진단을 받은 후 7월 15일 오전 8시 3분경부터 오후 2시 12분경까지 완전교정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 후 중환자실로 A신생아를 옮겨 기도삽관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를 연결, 산소를 공급하면서 상태변화를 집중 관찰했다.
 
7월 15일 오후 5시 9분경 청색증이 나타났으며, 당시 심박수 분당 120회, 산소포화도 약 70%, 동맥혈압 70∼80mmHg 등 인공호흡기를 통한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심폐소생술팀원들은 7월 15일 오후 5시 10분경부터 5시 20분경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오후 5시 13분경 심박수가 분당 40회로 떨어지자 심장마사지와 에피네프린을 투여했으며, 오후 5시 20분경부터 심박수 분당 약 100회,  산소포화도 약 100%, 동맥혈압 130mmHg으로 측정됐다.
 
의료진은 오후 5시 30분경 1회 산소호흡량 등 활력징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자 기관지 확장제 벤툴린·풀미코트 분무요법을 처치했다. A신생아는 입원치료를 받다 2011년 8월 27일 퇴원했다. 
 
B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의료진은 2013년 5월경 저산소성 뇌손상에 의한 뇌성마비 등의 진단을 내렸다.
 
원고측은 2011년 7월 15일 오후 4시경 및 오후 4시 50분경 빈번하거나 과도한 기도흡인을 시행, 기관지 경련을 유발했으며, 기관지 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완전교정술 시행 전에 A신생아의 법정대리인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설명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완전교정술 시행 이후 기도흡인을 시행해야 하는 점, 기도 내 분비물이 소량인 점에 비추어 빈번하거나 과도한 기도흡인이 시행됐을 개연성이 높아보이지 않은 점, 기도흡인을 시행하는 동안 청색증·산소포화도 저하 등 활력징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고, 기관투브를 인공호흡기에 다시 연결해 1회 산소호흡량이 정상적으로 유지된 점, 기관지 경련 발생 원인이 기도흡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빈번하거나 과도한기도흡인을 시행해 기관지 경련을 유발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관지 경련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완전교정술 이전에 작성한 '심장수술에 대한 설명 및 동의서'에 저산소증이 나타나 주요 장기의 기능저하가 동반될 수 있고, 심장수술 후 저심박출증에 의한 기능 저하로 심각한 합병증이 오는 경우가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고, 호흡곤란 발생 및 응급처치 이후 2011년 7월 19일부터 8월 12일까지 4차례에 걸쳐 뇌파 검사·뇌 초음파·CT·MRI 검사 등을 실시하고, 2011년 8월 13∼27일까지 C대학병원 소아신경과·소아재활의학과 등에 4차례에 걸쳐 외래 진료를 받도록 한 점, 2011년 8월 27일 퇴원 이후 C대학병원 소아신경과·D대학병원 소아재활의학과·B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등에서 추적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점을 비추어 볼 때 저산소성 뇌손상 등과 관련해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도 "2011년 7월 15일 오후 5시 19분 호흡곤란이 발생한 후 인공기도를 통해 에프네프린을 투여한 것은 기관지 경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기도점막의 부종을 완화시켜 기도를 확장시키기 위한 응급조치"라고 설명했다.
 
고법 재판부는 "체외순환을 하면서 심장수술을 한 환자는 폐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고, 저산소증과 폐수종의 원인이 되며, 급성 호흡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1년 7월 15일 오후 4시 염화칼슘을 급격히 투약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염화칼슘 2mEq를 IV side방식으로 일시에 주사했다 하더라도 기관지 경련·호흡곤란·심장기능 저하를 유발할 정도로 급격하게 투여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에게 정맥으로 투여하는 것은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심장 수술 후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부정맥 등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한 칼슘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염화칼슘을 투여한 것은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기준에 위반되지 않는다"면서 "7kg의 체중을 감안할 때 2011년 7월 15일 오후 4시 투여된 염화칼륨의 양은 일시에 정맥주사하더라도 심정지 등의 상황을 발생시킬 정도로 칼슘레벨을 상승시킬 수 없는 양"이라고 밝혔다.
 
염화칼슘 주사 후 혈액검사 및 심전도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고칼슘혈증 여부를 관찰할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의료진은 수술 후 중환자실로 이동한 이래 A신생아에 대해 EKG모니터링과 진단검사를 실시해 심전도를 관찰하고, 칼슘 농도를 확인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염화칼슘을 투약했다"면서 "관찰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