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명 중 1명 스테로이드주사 부작용 및 약제 장·단점 잘 몰라
의료쇼핑으로 주사 남용보다 통증 전문의 통해 적절한 치료 받아야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증치료 및 주사치료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환자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스테로이드주사 사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여러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대한통증학회는 환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뼈주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조사를 시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을 지양하되 필요한 환자들에게 적절히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학회는 지난 8월 1일∼9월 10일까지 9곳의 대학병원에서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57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뼈주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들 중 85%가 주사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었는데, 응답한 환자들의 74%가 뼈주사에 대해 들어봤다고 응답했다. 또 뼈주사에 대해 들은 것은 '신문, 뉴스, 인터넷 등의 매스미디어'가 40%로 가장 많았고, 친구나 친척으로부터 들었다는 사람이 34%로 뒤를 이었다.
실제 환자들이 뼈주사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는 66%였는데, 이 중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31%의 환자들은 적절하게 간격을 두고 맞으면 부작용 없는 안전한 주사라고 답했다.
반면 나머지 절반 정도의 환자들은 뼈주사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는데, 22%는 '뼈에다 놓는 주사'로 알고 있었고, 13%는 '많이 맞으면 뼈가 녹아내리는 무시무시한 주사'로 응답했다. 또 '뼈주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 환자도 34%로 나타났다.
뼈주사의 성분에 대해서는, 절반(50%)의 환자들이 어떤 성분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38%의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제라고 답했다. 이밖에 뼈주사는 소염진통제(7%)나 마약성진통제(5%)라고 답한 환자들도 일부 있었다.
이처럼 뼈주사에 대해 들어본 환자들은 다수 있으나 정확한 정보를 병원이나 의료진으로부터 접했거나 들었다는 환자들은 적었고, 대다수의 환자들이 매스미디어나 주변 친구, 친척으로부터 부정적인 정보를 접함으로써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스테로이드 주사가 천식, 아토피, 피부염, 류마티스, 알러지 및 암치료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반(50%)의 환자들이 전혀 몰랐다고 답해 약제의 장·단점 및 사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통증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할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믿고 받겠다'는 사람이 89%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스테로이드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는 환자들이라도 통증 전문의를 신뢰하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학회는 이같은 결과는 통증클리닉에서 주사 치료 시 86%의 환자가 치료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의사에게 설명을 들었다는 조사 응답 결과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대현 통증학회장(대전성모병원 통증클리닉)은 "실제 스테로이드는 환자들의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약이지만, 무분별하게 남용될 경우에는 골다공증이나 당뇨병환자에서의 혈당 증가, 쿠싱증후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사용하는 의사들이 적절한 사용 기준 하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스테로이드는 적절히 사용하게 되면 아주 효과적인 치료제이므로 설문 조사에서 응답했던 일부 환자들과 같이 무조건적으로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반대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홍성준 통증학회 홍보이사는 "대한통증학회에서는 이미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책자로 펴내 회원들에게 배포한 바 있으며, 매번 학회 때마다 이에 대한 강의를 통해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이번 설문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89%에 이르는 대다수의 환자들이 통증 전문의가 하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해 신뢰하고, 받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며 "학회차원에서 더 많은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통증학회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스테로이드 남용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스테로이드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강의를 통해 회원들을 교육해 나감으로써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