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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의사들도 "보장성 강화 방안은 포퓰리즘"
원로 의사들도 "보장성 강화 방안은 포퓰리즘"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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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고문단 회의, 의협 중심으로 단합 강조
"내분 일어나면 안 돼...적정 수가 달성 총력"
 ▲ 대한의사협회는 9월 26일 제3차 고문단 회의를 열어 의료 현안과 회관 신축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법에 대해 원로 의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의협 중심으로 단결해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제39대 고문단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30여 명의 고문과 집행부가 참석한 이 날 회의에서 천희두 고문은 "보장성 강화는 전 국민에게 고급 승용차를 한 대씩 주겠다는 것인데, 도로를 뚫지 않고 승용차만 주면 뭐하나"라며 "70%에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를 현실화하고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고문은 "보장성 강화 방안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어 의료계가 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본 취지에는 적극 찬성하되, 비현실적 부분의 개선 없이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과거 의료계가 의료일원화를 주장할 때 한의계는 '의학과 한방은 서로 원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한의사가 방사선 진단장비를 사용하길 원한다면 한의학의 원리부터 바꾸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종근 의협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박성태 고문도 "보장성 강화 방안은 과대 포장된 포퓰리즘 정책이란 인상이 든다. 30조를 들여 5년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그 이후에는 또다시 의사들의 희생을 요구할 것"이라며 "의협에 비대위가 구성됐다. 내분이 일어나면 안 된다. 의료계가 적정 수가 달성을 위해 총력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건의료 현안 설명을 위해 참석한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보장성 강화 방안은 선별 복지가 아닌 무차별 복지다. 굉장히 정교하지 못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 의료의 질 하락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예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 단계별로 효과적으로 대응하면 의료계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왼쪽부터 박인숙 바른정당 국회의원, 추무진 의협 회장, 임수흠 의협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김선경

고문들은 의협 회관 신축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기금 조성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홍경 고문은 "의협 건물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서 부산에서 올라왔다. 의협이 좋은 회관 건물을 가질 수 있도록 고문들이 기부금 모금에 적극 나서자"고 말했다.

김종근 고문도 "지난 29~30대 집행부 시절 상임이사로 근무했는데, 당시 의협 회관 신축을 위한 기금 약 2억 원을 시드머니로 마련했다. 고인이 되신 유성희 전 의협회장 때 처음으로 시작한 회관 신축 기금 조성이 보람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금 납부자 예우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변영우 고문은 "오늘 행사 장소인 3층 회의실의 원래 명칭은 현 회관 건립을 위해 당시로선 거액을 출연한 동아제약의 이름을 딴 '동아홀'이었는데, 수년 전 동아제약과 의협 회원들 사이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간판을 떼어 버렸다"고 전했다.

변 고문은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고 기부자 이름을 지워버리는) 이런 식이라면 누가 기금을 내겠나. 건물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기부자도 함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용자 고문은 새 회관의 각 방과 회의실 등에 고액 기부자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용자 고문과 배경훈 고문은 간담회 석상에서 회관 신축 기금 500만 원을 각각 약정했다. 

이날 추무진 의협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인한 의사의 자율성과 진료권 훼손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장관은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답했다"면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법의 완전 폐기를 요구하며 의협 상임이사들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또 "최근 단식투쟁을 진행하면서 건강보험제도 개선에 저의 모든 능력과 열정을 바치기로 다짐했다. 회원의 절망감이 새로운 희망으로 바뀌도록 의사를 옥죄는 불합리한 제도를 물리쳐 의사로서 자존심을 되찾을 것"이라며 "한 치 물러섬 없이 전진하고 있는 집행부를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이 결의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다. 비대위와 집행부가 힘을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 의료계가 처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회관 신축은 어려운 문제인데 집행부의 강한 의지를 대의원회가 공감해 현재 진행 중이다. 많은 경험과 혜안을 가진 고문들이 의견을 주시면 향후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협 고문 명단. △강용구 △권용오 △김동순 △김선주 △김완섭 △김용진 △김인호 △김종근 △김화숙 △나 현 △문용자 △민응기 △박경아 △박성태 △박희백 △배경훈 △변영우 △송영우 △신현일 △신형균 △오현숙 △이병훈 △이상웅 △이정남 △이준영 △장동익 △정덕희 △정을순 △정홍경 △지삼봉 △차순자 △천희두 △최 균 △한광수 (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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