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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 사회경제적 부담 '당뇨' 10배
만성폐쇄성폐질환 사회경제적 부담 '당뇨' 10배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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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만 명 연간 1조 4214억 원 부담...조기 진단·치료 부실
결핵 및 호흡기학회 26일 발표...금연·흡입제 치료 절실

▲ COPD 환자 허태원 씨 금연 광고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조 421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은 26일 세종문화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OPD의 사회경제적 부담 규모를 추계한 중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COPD는 담배 연기·공해 등 유해 가스에 의해 폐에 염증성 손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 질환. 기침·가래·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이며, 중증으로 진행할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0대 사망원인에서 7위를 차지한 만성 하기도 질환(인구 10만 명당 사망률 13.7명)은 물론 4위인 폐렴(32.2명)과도 관련이 있다.

김 이사장은 "제15회 폐의 날(10월 11일)을 앞두고 COPD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협력해 사회경제적 부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확인한 19만 명의 COPD 환자의 의료비 통계를 참조해 전국 1∼3차 병원의 표본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사회경제적 부담비용을 추계한 결과, 연간 약 1조 421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중간연구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 김영균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혼자서 쉼쉬기 조차 어려운 COPD 고도중증 환자는 간병인력이 필요하고, 경제 활동을 하기 힘든 특성으로 인해 1인당 연간 평균 사회경제적 비용이 747만 원에 달한다"고 밝힌 김 이사장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고혈압의 10배, 당뇨병의 5배 이상인 COPD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질병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급격한 고령화와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국민은 물론 보건당국이 COPD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관심을 갖지 않으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OPD 환자를 미리 찾아내 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하고, 금연과 흡입기관지 확장제 사용법을 교육하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힌 김 이사장은 "COPD 경증 환자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이 얼마든지 관리하면서 사회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국 정보위원(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은 "COPD 유병률은 13.4%로 약 324만 9500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1%(19만 명)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평소에 증상이 없고, COPD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조기 진단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 정보위원은 "당뇨병 진단을 위해 혈당을 측정하고, 고혈압 진단을 위해 혈압을 측정하듯이 COPD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건강검진이나 생애전환기 검진에서 빠져 있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1∼2차 의료기관에서 검사 시행률이 11%에 불과한 것도 COPD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지적한 이 정보위원은 "치료 역시 부작용이 적은 기관지 확장제가 아닌 효과가 떨어지는 경구용 약제를 쓰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이 정보위원은 "의사가 직접 수행해야 하는 폐기능 검사 수가가 턱없이 낮고, 환자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교육하는 데 대한 수가를 인정하지 않다보니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COPD 질환자에 대해 교육상담료를 인정하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6일 열린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진국·김영균·유광하 교수(왼쪽부터).

유광하 간행이사(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앞으로 40세, 65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항목에 COPD를 추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면서 "일선 의료기관에서 COPD 환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적인 여건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간행이사는 "일선 의료진들이 COPD를 비롯한 호흡기질환을 체계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COPD 진료 지침>과 <폐기능검사 지침>을 만들어 홈페이지와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COPD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10월 15일 제15회 폐의 날을 맞아 서울숲 공원에서  'COPD 예방과 치료를 위한 캠페인-건강한 숨, 행복한 삶'을 주제로 폐의 날 기념식·니 토크 콘서트·무료 폐기능 검사·건강 상담·금연 상담·기념품 증정 등의 행사를 연다. 문의(02-575-3825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사무국).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자료를 토대로 COPD 환자 19만 명의 의료비, 간병비, 경제활동 손실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연간 1조 421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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