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폭력 몸살
사이버폭력 몸살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0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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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의료기관들이 '사이버 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병.의원에 불만을 품은 환자와 가족들이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일방적인 비난을 퍼붓는 이른바 '사이버 테러'는 기존의 의료기관내 난동 행위와는 달리 특별한 대책을 세울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S병원은 지난해 말 병원에서 숨진 환자의 가족들이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과 하이텔 등 대형 통신망에 병원과 의료진을 비난하는 글을 수십차례 게시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환자 가족들은 글을 통해 "의사가 보호자의 동의 없이 수술을 하다가 환자를 죽게 해놓고 자신은 책임이 없다며 발뺌을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S병원은 "의료진이 보호자의 동의하에 시술했으며 의료상 과오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보호자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원도 K병원도 최근 '의료진이 환자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했다'며 환자 보호자가 병원을 비난하는 글을 컴퓨터 통신망에 게시해 물의를 빚은바 있다.
서울 H대학병원 역시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의료진의 불친절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글이 올라와 이를 읽은 다른 이용자들까지 병원을 집단 성토하는 사태로 번지는 등 큰 곤란을 겪었다.

이같은 항의, 비난의 글은 상대측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내용 일색이며 무제한적으로 다른 이용자들에게 전달, 집단 여론을 형성한다는 점, 그리고 비난 당하는 측은 해명의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테러'에 가깝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컴퓨터 통신의 속성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죄의식 없이 무책임하게 전파하는 경우가 많고, 내용이 자극적 일수록 파급효과가 커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S병원의 경우 환자 가족의 글이 게시된 후 '사람죽이는 뻔뻔스러운 의사와 병원' 등 원색적인 제목의 글이 1백여건이 넘게 쏟아지고 병원 홈페이지에 항의 글이 쇄도, 결국 게시판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 병원 뿐만 아니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대부분의병원들은 이같은 일방적인 비난과 매도를 면하기 위해 공개 게시판 제공을 꺼리거나 처음부터 만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병원 관계자는 "명예훼손에 의한 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여론이 더욱 나빠질 우려가 있어 엄두도 못낸다"며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의 공개 게시판을 찾아 다니며 일일히 해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통신 업계는 유언비어 날포, 인신공격 등 컴퓨터 통신의 부작용이 위험 수위에 까지 이르러 법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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