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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보장성 강화에 떠는 의료기기 산업계
건보 보장성 강화에 떠는 의료기기 산업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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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에 비급여 전면 급여화, 엎친 데 덮친 격"
별도 수가 등 보상체계 마련 요구..."신기술 개발 불가"

▲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핵심인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대한 우려가 의료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신의료기술 또는 치료재료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우려의 이유다. 22일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기기산업계는 정부에 급여 전환 시 의료기기와 치료재료의 별도 보상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의협신문 이승우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우려가 의료기기산업계에도 확산하고 있다.

기존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하에서도 신의료기술과 새로 개발되는 치료재료 등에 대한 비용 보전이 되지 않았는데, 비급여 전면 급여화와 신포괄수가제가 본격화하면 신의료기술에 대한 비용 보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의료기기산업계는 비급여 전면 급여화, 신포괄수가제 시행 시 신의료기술 개발 위축이 우려된다며 신의료기술 또는 치료재료에 대해 별도의 보상책을 마련을 요구했다.

22일 국회에서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사단법인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공동주최로 '포괄수가제 혁신기술에 대한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길원 충북의대 교수는 미국, 독일,네덜란드 등에서도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서 신의료기술이나 새로 개발된 치료재료 등에 별도의 수가 책정에 보상하거나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별도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인사말 하는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의협신문 김선경
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기존 기술에 비해 사망률 감소, 입원 기간이나 외래방문 감소, 회복 기간 단축 등에서 상당한 임상적 향상을 가벼운 기술과 기존 포괄수가제 수가로 보상이 어려운 고비용 기술 등에 대해 실제 비용의 50%를 최대 3년간 보상하는 추가지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강 교수는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둔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비급여로 운영되던 신의료기술이 예비급여 항목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한적 의료기술 평가제도를 신의료기술 유효성 평가에 한정하지 않고 경제성 평가로 영역을 확대해 적용하고 포괄수가제 하에서도 해당 기술이 있다면 일정 기간 급여로 추가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단계의 신의료기술에 대해서는 비급여로 운영하기보다는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을 통해서 실비를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 예산이 증액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상운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장은 새로운 의료기기가 치료재료는 대부분 고가임에도 신의료기술로는 잘 인정되지만, 현 포괄수가제 안에서 별도 비용 보상이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현 포괄수가제의 대안으로 신포괄수가제 시행이 예고되고 있지만 비포괄 치료재료에 대해 80%만 보상한다는 방침이어서 의료기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진료상 의미 있는 약제 및 치료재료에 대한 선택의 기호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그러면서 "기존 포괄수가제나 신포괄수가제 확대 시 신의료 장비, 기기 및 재료 등에 대해서는 효용성과 사용률에 따라 수가 반영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수가 산정 기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연 한국알콘(주) 대표이사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별도 보상 없이 포괄수가제, 신포괄수가제,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시행하는 것은 환자의 신의료기술에 대한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산업계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를 계기로 의료행위 가치 기반 지불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서 이사는 "건보 지속 가능성과 국민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가체계를 마련할 시기가 됐다"면서 "중증질환 등 필수의료는 건보 보장성을 확대하고 피부·미용·성형 등 선택적 의료에 대해서는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을 수 있는 별도의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행 행위별수가제에도 불만이 많은데, 별도의 보상책도 없는 포괄수가제를 확대하는 것은 의료인의 자율권을 침해해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우리나라는 의료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수가 반영 속도가 너무 늦다. 일본처럼 정기적으로 의사패널 조사를 시행해 신의료기술과 적정 보상 수준을 결정해 반영하는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포괄수가제 내에 별도 보상체계가 마련돼 있고, 안전성은 물론 유효성이 입증된 시술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포괄수가제 가격결정구조에 신의료기술 비용 반영 구조가 없지는 않다. 다만 신의료기술의 경우 업체가 제시하는 원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보통 유사한 기술이나 재료보다 엄청 높은 원가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상당수 신의료기술이 빨리 급여화되지 않은 이유는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즉 의료인이 사용하기는 편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뚜렷한 성과 개선이 없는 기술들이 많았다. 업계가 비용은 높고 효과성은 낮은 신의료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 업계는 유효성 입증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환자 선택권 제한 우려에 대해서도 "환자 선택권 역시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택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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