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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율 39% 입원전담전문의제도...실패인가?
참여율 39% 입원전담전문의제도...실패인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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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곳 중 14곳 참여, 내·외과 동시는 5곳 불과
"실패 단정 일러, 복지부도 제도 정착 의지 커"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 책임지고 시행하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정부 주도로 지난해 9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났음에도 총 36곳 의료기관 중 14곳 의료기관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실패한 정책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내과·외과 모두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운영하는 기관은 5곳에 불과해 직업 정체성 및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병원·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한 병원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수가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전문의가 없는 야간 및 휴일 입원환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전공의수련환경법 시행에 따른 의료기관 인력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30곳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대 주당 최대 수련시간을 원칙적으로 80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은 2017년 12월 본격적으로 시행돼, 내과학회·외과학회를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요구에 따라 30곳 의료기관이 시범사업 신청을 했고, 지난 2월 의료기관 6곳이 추가로 신청해 총 36곳 의료기관(외과계 16곳, 외과계 27곳, 내·외과 동시참여 7곳 의료기관)이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협신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14곳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5곳(서울대병원·인하대병원·삼성서울병원·분당서울대병원·연세의료원)이 내과·외과에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외과계 참여기관은 8곳(신청 16곳, 참여 8곳), 내과계 참여기관은 11곳(신청 27곳, 참여 11곳)이다. 이들 중 5곳(신청 7곳, 참여 5곳)은 내·외과 모두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총 참여 기관은 14 곳이다.

게다가 강원대병원·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고대안암병원·서울성모병원·을지의대병원·전북대병원·동아대병원·조선대병원·한양대구리병원·순천향의대부천병원·차의과대분당차병원·청주한국병원 등은 아직까지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조차 못하고 있다.

따라서 36곳 의료기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여율로 인해 시범사업 시행 1년이 지난 정책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추진 현황(2016년 9월~현재)

구분

운영기관

시범사업 병상수

입원전담전문의수(명)

외과

(8개 기관)

서울대학교병원

35병상

2

인하대학교병원

49병상

1

원광대학교병원

45병상

1

분당서울대학교병원

45병상

1

삼성서울병원

32병상

1

이화의대 부속 목동병원

55병상

2

국립중앙의료원

37병상

1

연세암병원

69병상

3

내과

(11개 기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28병상

4

순천향대 천안병원

43병상

3

충북대병원

44병상

2

서울대학교병원

45병상

5

인하대학교병원

49병상

1

서울아산병원

49병상

5

양산부산대학교병원

20병상

3

삼성서울병원

47병상

4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50병상

1

급여 수준이나 근무형태, 직위·처우 등도 임상교수·진료교수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주 5일 40∼45시간(주야간 교대근무), 정규직 전환 및 평가 후 임상교수 채용 등도 내세웠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으론 애초에 없던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보니, 1년 경과만 보고 섣부르게 제도 실패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오고 있다.

정부의 시범사업 이전에 의료계 주도로 진행했던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장성인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는 "50%의 참여율도 안되는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새로운 직업군이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정규직인 스탭으로 인정해주기도 하는데 많은 병원들이 계약직 조건을 내걸고 있다보니 지원을 하려는 대상자들이 소속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직업 안정성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범사업을 통해 새로운 직업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정할 필요가 있고, 직업 안정선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만간 수련을 마친 내과 전공의들이 2배로 쏟아지는 시점이 오게 되는데, 이 때 입원전담전문의에 얼마나 지원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참여율이 적다고 실패와 성공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기존에 있던 것을 하는게 아니라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서 하는 것인 만큼 시범사업을 하는 현장에서는 다양한 문제점을 적극 제기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제도 정착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해보고 잘 안되면, 정책을 중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최근 수가 40% 인상 효과에 해당하는 새로운 항목을 만든 것도 그런 의지의 표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병원들은 장기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안정적이고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거의 대부분이 도입을 할 것"이라며 "다만 병원-의사-환자가 서로 만족하는 제도로 정착돼야 하고, 각 병원들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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