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계 전문가들이 비급여 전면 급여화로 인한 의료계 손실을 적정한 수가를 정해 보상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보건복지부도 문재인 대통령의 적정 수가 보상 약속을 지키겠다고 거듭 확인했다.ⓒ의협신문 김선경
각계 전문가들이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따른 의료계 손실을 적정한 수가로 보상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보건복지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이나 적정 수가 보상을 약속한 바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적정 수가 보상을 위해 의료계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 포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평가와 기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렸다. 예산 확보나 의료 남용, 의료비 폭등 등 예상되는 부작용 관리가 가능하다는 긍정적 예측과 현행법상 건보재정 국고지원을 20%까지 확보할 수 없으며, 대형병원 환자 쏠림 우려가 존재한다는 부정적 예측이 교차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13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정부의 건강보험 강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향후 급여권 내의 수입만으로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해지도록 의료행위 간의 상대가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적정 수가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대단히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수가 인상에 동의했다.

그러나 두 전문가의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평가를 다소 차이를 보였다.

▲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실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의협신문 김선경
먼저 정 교수는 문재인 케어에 대한 총평으로 "모든 정권이 지향하던 건보의 이상적 목표를 현실 정책으로 끌어내렸다"고 평가하고 "정치권도 정쟁을 넘어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케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의료 제공자)의 반발을 설득해 갈 수 있는 정치적 의지가 계속 확인돼야 한다. 의료인이 불필요한 비급여의 확대를 통해 수입을 확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케어의 과제로 ▲비급여 내용 파악을 위한 공보험의 민영보험 비급여 심사 ▲기존 등재비급여 재평가 및 차등적 본인부담률 설정을 위한 전문인력 집중 투입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에 확대 ▲필수의료 공보험 확대를 통한 실손보험 의존율 감축 등을 꼽았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 남용과 의료비 폭증, 의료기관 수입 감소, 신의료기술 개발 저해, 재원 조달 가능 여부 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개인 소신도 밝혔다.

의료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환자의 부담이 줄면 의료쇼핑과 의료 남용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지만, 이는 '예비급여' 제도를 통해서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급여 급여화 과정에서 필수성이 낮은 비급여의 본인부담률을 50%, 70%, 90%로 정하면, 환자들이 높은 본인부담료를 내면서 의료 남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의사 역시 환자에게 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기반을 둔 의견이다.

의료기관 수입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비급여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체 의료비 수준은 임상 의사 1인당으로 계산할 때 OECD 평균 이상으로, 이는 급여와 비급여의 불균형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끌어들일 때는 상대가치의 재조정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의료기술의 발달 저해 우려에 대해서는 "신의료기술의 발달을 저해하지 않고 스마트헬스케어가 의료제동체계에 조화 수용되게 하는 것이 우리 의료의 큰 과제"라고 말했다.

30조 6000억원의 재원 조달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30조 6000억원은 현재보다 증가한 금액의 5년 누적 합계액이기 때문에, 그렇게 엄청난 금액은 아니다. 오히려 전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조절하기 위한 마중물에 불과하다.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는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2018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2.04%로 정해지면서 정부의 국고지원금 예산안이 7조 3000억원으로 결정됐다. 정부가 재원조달 방안으로 제시한 보험료 3.2 인상에 따른 2022년 7.17% 수준에 못 미친다"면서 "법이 정한 20% 국고지원금 보장 약속 수준이 안된다"고 부연했다.

"재원 조달 확신 못해...대형병원 환자쏠림 심화"

 ⓒ의협신문 김선경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30조 6000억원 재원 확보 약속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다른 대형병원 환자 쏠림 심화 우려를 나타냈다.

신 위원은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의 가장 큰 의의는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매년 5000억원 수준으로 예산을 들여 보장성 강화 노력을 했지만 보장률은 높아지지 않았다. 급여 확대율이 비급여 확대 폭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0조 6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면서 "지난 10년간 보험료 부과 기반 증가율은 2.99% 수준, 보험료 인상률은 9.29%, 급여비 증가율은 7.78%였다. 그래서 20조원이 넘는 누적 적립금이 쌓였다. 이중 반을 보장성 확대에 쓰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지난 10년간은 급여비가 낮게 통제돼 왔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활한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건보 국고지원율을 20%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국고지원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이 17%다. 그리고 지난해 국고지원율도 13.4%에 그쳤다. 내년도 보험료 인상률도 정부가 목표로 한 3.2%보다 낮은 2.04%로 결정됐다"고 지적하면서 정부 재원 확보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내년부터 선택진료비가 없어지고, 간호간병서비스가 확대된다. 2인실 상급병실료 급여도 확대된다"면서 "이렇게 대형병원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건보 보장성 강화에 따른 민간의료보험의 반사이익 회수와 적정 수가 설계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의협 "전면 급여화? 속도 조절 필요...일단 중증질환부터"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전면 급여화'라는 단어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을 전하고, 의협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의협신문 김선경
서 이사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러나 모든 비급여를 전면적으로 급여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급여 확대는 국민 의료비 부담이 높은 필수적 중증질환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을 재난적 의료비 지원, 본인부담상한제 시행 등으로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보 보장률은 63%이지만, 중증질환 보장률은 79.9%다. 개인적으로 90%까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증질환 비용 부담 최소화하고 질병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낙오하는 사람을 없애겠다는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OECD 국가들의 1인당 GDP 대비 의료비는 9∼10% 수준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 수준이다. 이렇게 의료재정이 적은 우리나라의 경우 보장성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이 정부의 전면 급여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의료계는 저부담-저급여-저수가 상황에서 비급여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전면 급여화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전면 급여화가 추진된다면, 급여화 손실을 합리적으로 적정하게 보상하는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재원 50조원 마련도 가능...적정수가 함께 고민하자"
보건복지부는 재원 확보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적정 수가 보상 약속 이행에 대해 강조하면서 의료계에 적정 수가를 함께 협의해 결정하자고 기존 제안을 반복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재정은 큰 걱정하지 않는다. 50조원 이상도 조달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적정 수가, 대통령 두 번이나 약속했다. 충실히 보상할 예정이다. 의료계가 손실을 보지 않아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급여 진료 중심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시장에서 더 많이 살아남고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적정 수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병원 환자 쏠림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 차원으로 고민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개선책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