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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적 치료 없이 척추시술한 병원에 배상 책임
보존적 치료 없이 척추시술한 병원에 배상 책임
  • 박소영 기자 young214@kma.org
  • 승인 2017.09.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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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적절한 진단과정 없이 시술했다" 과실 판정
척추 고주파 수핵성형술 후 장애 발생...70% 배상 인정

 
상세진단과 관찰, 보존적 치료 없이 척추시술에 들어갔다면 발생한 후유증에 대한 배상 책임이 병원에 돌아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적절한 진단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자가 호소한 증상과 영상 검사만으로 추간판탈출증을 진단하고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시행한 의사에게 과실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의사가 상세진단을 하지 않은 채  불필요한 시술을 했다고 판단, 시술 후 발생한 합병증 및 후유장해에 대해 병원이 4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모 씨(사고 당시 28세)는 허리 통증과 오른쪽 다리 저림으로 2016년 4월 18일 A병원에서 추간판탈출증 진단 하에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돼 수개월간 치료를 받았고, 2016년 7월 B대학병원에서 추간판염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았음에도 노동능력상실률 23%의 후유장해 (5년 한시) 진단을 받았다.

A병원은 환자 이 씨의 MRI의 제4번과 5번 요추 사이 추간판탈출증은 중증이었고, 제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 추간판탈출증은 심한 상태여서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고주파 수핵성형술을 시행했으며, 시술 후 추간판염 소견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환자에게 신경학적 검사를 하지 않아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통증 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영상검사에서 추간판이 돌출되긴 하였으나 신경이 압박되는 소견은 없어, 척추 퇴행성 변화에 의한 통증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A병원이 경과 관찰 및 보존적 치료(소염진통제 복용, 마사지, 복근 강화 운동 등)를 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시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시술 과정에서 열로 인해 주위 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돼 A병원에서 수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점을 볼 때, 고주파 수핵성형술로 인한 추간판염으로 추정했다.

다만, 추간판염 치료를 마친 후 촬영한 영상검사 결과 예후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 씨의 기왕증을 고려해 A병원의 책임을 70%로 제한, 4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소비자원 측은 "이번 조정결정은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방법 선택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척추 시술이 수술에 비해 신속하고 위험부담이 적어 소비자가 쉽게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척추 시술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의사에게 진단과 시술의 장단점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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