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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출시 탓 '티쎈트릭' 급여 딜레마
뒤늦은 출시 탓 '티쎈트릭' 급여 딜레마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7.09.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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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높이자고 환자 배제할 수도 없고...
한국로슈 협상팀 급여 딜레마 해법 주목

 
국내에서 세번째로 허가된 면역항암제 로슈의 '티쎈트릭주'가 급여기준 선정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이미 급여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여범위에 티쎈트릭의 급여기준을 맞출 경우 티쎈트릭에 치료효과가 비슷한 일부 환자를 포기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효과차이가 없는 환자를 급여범위 밖으로 내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효과차이가 없는 환자를 급여범위 안에 넣으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이번에는 보험약값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자칫 '환자'냐 '수익'이냐의 갈림길에서 한 가지를 포기해야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한국로슈가 맞을 수 있어 보인다.

티쎈트릭의 급여 딜레마는 키트루다나 옵디보보다 늦게 급여 시도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키트루다측과 옵디보측은 면역항암제 중 가장 먼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급여협상에 나서 PD-L1 반응률에 따른 급여기준을 인정받았다. 대략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30% 수준이 키트루다와 옵디보 급여범위 안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역시 위험분담제(RSA) 방식으로 급여협상을 맺으며 두 치료제의 상한규모를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0%로 잡아 약값을 정했다. 키트루다측과 옵디보측은 제출한 임상결과를 통해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을때 환자군의 30%에서 비용대비 가장 좋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급여협상을 벌여야 하는 티쎈트릭 역시 30% 환자군의 급여기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제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여기준을 티쎈트릭에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한국로슈가 최근 밝힌 PD-L1 반응률별 티쎈트릭의 생존기간을 보면 효과가 좋은 상위 30%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은 16.3개월로 상위 50%의 15.7개월과 차이가 거의 없다.

한국로슈 역시 효과가 좋은 상위 30%를 급여범위로 삼고 약값협상을 벌여야 하는데 효과차이가 없는 나머지 20%의 환자를 급여범위 밖으로 내몰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효과차이가 없는 환자를 배제하지 않는다면 보험약값을 대폭 낮춰야 한다.

한국로슈측은 "급여협상이 초기단계라 아직 관련 입장이 없다"고 했지만 급여범위를 정하는 일이 난제가 될 것으로는 예상했다.

발표한 임상결과가 급여범위를 설정하는데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지만 주요 임상결과를 벗어나 급여기준을 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로슈의 약가협상팀이 이번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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