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9일 기자간담회에 자리를 함께 한 명지춘혜재활병원 장성구 원장(왼쪽)과 박창일 명예원장.

재활의학의 외길을 걸어온 박창일 명지춘혜재활병원 명예원장이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재활난민을 막기 위해 재활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한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은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명예원장은 치료의학·예방의학에 이어 제3의 의학으로 불리는 재활의학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앞장섰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재활의학회장(2004∼2006년)을 맡아 세계재활의학회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힘을 쏟았다.
 
"급성기 환자는 수술을 하더라도 대부분 일주일 이내애 호전돼 퇴원할 수 있지만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치료 기간이 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재활치료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급성기 환자와 같이 입원 3개월이 지나면 입원관리료를 대폭 삭감하는 탓에 퇴원을 시켜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박 명예원장은 "집중적으로 재활 치료를 하면 가정과 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는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느라 적기에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입원체감제로 인해 제대로 된 재활병원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재활난민이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활병원 종별을 분리하고, 재활 치료를 제한하는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환자의 특성에 따라 입원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고, 기능적 상태에 적합한 맞춤식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박 명예원장은 "이렇게 되면 민간 재활병원이 지역별로 늘어나 장애인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대폭 늘어나는 노인재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세대·건양대 의료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6년 6월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로 223에 자리잡고 있는 명지춘혜병원에 새 둥지를 튼 박 명예원장은 5명의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120명의 치료사·간호사·임상심리사·사회복지사 등 팀원들과 함께 뇌졸중·뇌성마비·스포츠·척수손상 재활 환자의 가정 복귀를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 명지춘혜재활병원 통합재활치료실에는 두 대의 상지재활 로봇치료기기를 갖추고 있다.
명지춘혜재활병원은 뇌질환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 입원 환자들의 집중 재활치료를 위해 2010년 개원했다. 2014년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 지정에 이어 2015년에는 전국 10곳에 불과한 재활 전문병원으로 지정을 받았다. 230병상 규모인 명지춘혜재활병원 통합재활치료실에는 하지 및 상지 로봇 치료기, 테트락스, 가상 현실, 두개자극 치료기 등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평생 재활의학의 외길을 걸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재활치료·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박 명예원장은 "모든 직원이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제안해 개선할 수 있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다함께 제대로 된 재활병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큰 관심사인 문재인 케어에 대해서도 우려와 성공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문재인 케어가 말 그대로 실행된다면 의료계에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하다. 비급여로 지탱하고 있는 병원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박 명예원장은 "그럼에도 의료계를 살려야 문재인 케어 역시 성공할 수 있다"면서 "정부·국민·의료계가 다 함께 살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명예원장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대책에만 2026년까지 128조 원의 재정이 필요하다. 문재인 케어까지 전부 급여화 하면 몇 배의 재정을 더 투입해야 한다"면서 "중증질환 중심으로 방향을 잡되,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상급병실 차액까지 전면 급여화 하거나 가벼운 질환까지 재정을 퍼붓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명지춘혜재활병원 통합재활치료실에서 뇌졸중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