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위상 떨어진 서울대병원 변화 모색
윤리적 위상 떨어진 서울대병원 변화 모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8.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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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직업윤리위원회' 공식 출범...의사직업윤리 확립 목표
법조인·의료인·학자 등 내부·외부 위원 12인명 구성 및 활동

서울대병원은 지난 22일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공식으로 발족시키고 의사의 직업 윤리성을 높이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 때 진단서 논란이 서울대병원 의사들의 직업윤리의식 변화를 가져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22일 바람직한 의사직업윤리를 확립하고, 의료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 및 기대에 부응하고자 내부 및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사직업윤리위원회(위원장 하일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를 국내 병원에서는 처음으로 발족했다.

올해 1월 위원회 설립을 위한 자료조사에 착수한 서울대병원은 3월 설립준비워크숍을 개최한데 이어 지난 6월 의사직업윤리위원회 규정을 제정하는 등 준비를 거쳐 이날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의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법조인, 학자, 의료인 등 4인의 외부위원과 진료부원장 및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등의 추천을 받은 8인의 내부위원으로 구성됐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만들게 된 배경으로 "우리나라는 근대의학의 발전 역사가 짧아 의사들 스스로 의료행위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역사적 배경에 따라 지금이라도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들이 스스로 합의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함으로써, 의사 개인의 판단을 스스로 규율할 수 있는 자율성(Autonomy)을 회복시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 발족을 준비해온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서울대병원의 특성상 기존 지침이나 행위규범만으로 교육·연구·진료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소속 의사의 직업윤리를 논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병원 내부 및 외부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의사로서 올바른 의사결정과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을 논의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의학전문직업성 확립을 목표로 하는 위원회를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 때 진단서 문제가 위원회를 만들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사망진단서 문제로 병원은 큰 고민을 하게 됐는데, 의사 개인의 생각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다를 때 이를 정리해줄 수 있는 기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폭언 및 폭행, 성추행 등의 사건도 병원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동의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 위원회 구성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고 덧붙였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김 진료부원장은 "지난 22일 첫 회의를 통해 행위규범을 9월 중에 만들어 선포키로 하고, 각 사례들이 모이면 연보를 만들어 서울대병원 의사들의 나침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연구, 그리고 진료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와 관련된 모든 행위들에 대해 점검하고, 잘못된 것은 사전에 모니터링을 통해 조정해 권고할 것이며, 이같은 사전 예방으로 의사들의 윤리의식을 더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기존에 종결된 사안들을 다루기보다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찾고 예방하는 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김 진료부원장은 "앞으로 일어나는 사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며, 기존에 일어났던 일들은 원인을 찾아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위원회는 전문가로서 가져야 할 행위규범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의료사고를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병원윤리위원회, 징계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인사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료 등 행위규범에 대해 위원회가 모니터링을 하고 방향성을 제시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잘못된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의사에게는 인사 등 후속조치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앞으로 서울대학원 내 의사직업윤리 및 사회적 책무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행위규범 제정, 행위규범 위반 심의 및 개선 권고와 더불어 의사직업윤리 관련 제반 사안에 대해 폭넓은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의사직업윤리위원회 구성과는 별도로 병원내 '인권센터'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 의사를 비롯한 병원 구성원, 그리고 환자 모두가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힘쓰기로 했다.

김 진료부원장은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이 윤리, 인권 등의 문제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서울대병원은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 만큼 변화하는 모습을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22일 발족식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하일수 교수는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위원회를 운영해 갈 것"이라며 "위원회 활동에 대한 세부운영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국내외 사례를 확보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위규범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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