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평가 때만 반짝? 불시점검제 필요"
"인증평가 때만 반짝? 불시점검제 필요"
  • 박소영 기자 young214@kma.org
  • 승인 2017.08.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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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 점검하면 인증기준 맞추려는 일시적 꼼수 방지할 것
인증결과에 따른 종별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 이끌어야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기관 인증평가 때만 반짝준비와 꼼수가 만연하는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증평가 불시점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저조한 인증평가의 참여율을 높이려면 확실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김윤 교수(서울대학교)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급성기 중소병원의 저조한 참여율과 수준 낮은 인증 기준, 이로 인한 신뢰성 및 변별력 저하를 제도의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종별 참여율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수 참여나 종합병원은 60%인 181개소, 병원은 11%인 149개소 참여에 그친다.

현행 법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수련병원, 응급의료기관, 요양병원 및 정신병원만 의무인증을 받도록 하며 그 외 기관은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데, 이 점이 급성기 중소병원과 상종간 의료질 격차를 더욱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인센티브 등 강력한 유인동기가 없어 병원급 참여율이 낮으며 이로 인한 의료질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인증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 강력한 제도적 기전도 부족하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외국의 경우 자율적 인증제도를 시행해도 의료기관이 인증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미국은 JC 인증을 받지 못하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 호주는 모든 공공병원은 의무적으로 인증을, 민간병원은 민간보험과 계약하려면 인증을 받아야 한다. 대만의 경우 인증을 받지 못하면 수련병원이 될 수 없는 것은 물론 건보 입원환자를 진료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종별 가산' 강력한 인센티브로 참여율 높여야
대안으로 김 교수는 인증평가 결과를 ▲우수(3% 가산) ▲보통(1% 가산) ▲개선 필요(현재 가산율 유지) ▲불인증 기관(1% 감산)으로 구분해 가산 차등을 부여하자고 제언했다. 인력가산 및 종별가산으로 자발적 질향상을 보장하는 동시에 성과 인센티브로 질평가 지원금을 지급, 참여확대를 유인하자는 것이다. 

평가영역으로는 일차의료기관을 포함해 특정 전문서비스로 확대할 것도 제언했다. 응급의료기관이나 심뇌혈관센터, 전문병원, 중환자실, 신장투석기관, 주산기의료 평가 등으로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인증원에서 평가를 모두 담당하기보다는 관련 학회 및 협회에서 평가를 담당하고, 인증원은 전체 평가를 아우를 것을 제언했다.

불시점검제 도입도 제언했다. 김 교수는 "힘들 것 같지만 병원이나 직원 입장에서 굉장히 편안하고 좋은 제도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불시점검을 시행하는데, 평가 전에만 노력하던 과거와 달리 평소에도 의료질과 환자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불시점검은 현재의 반짝대응과 편법대응을 약화시킬 것이다. 평가를 앞둔 꼼수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평가와 인증원의 인증평가가 동일한 목표와 기준을 지향하지 못한다며 보건복지부 산하에 '의료질향상 심의위원회'(가칭)을 신설해 의료질 향상에 대한 국가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위원회에서 5년 단위로 의료질 및 환자안전에 대한 국가 계획을 수립하고 기관간 역할 및 평가기준의 연계성을 확보하면 좋을 것이다. 평가간 중복성을 해소한 후 평가결과를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 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증평가 개선, 몰라서 못한 게 아니다" 대대적 인식전환 요구
토론에서 이왕준 이사장(명지의료재단)은 이미 인증평가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세워졌음에도 실행되지 못한 점을 비판하며 정부와 유관기관의 적극 참여를 요구했다.

그는 "본래는 2주기 평가 때부터 인센티브와 불시점검제를 도입하자고 논의됐었다. 그러나 현재는 인증의 양적 확대만 이뤄지고 있다"라며 "불시점검제는 평가요원의 수준이 안 돼 못한다. 방향을 몰라서 못가는 게 아니라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이어 "인증평가는 실행력과 리더십의 문제다. 복지부의 전향적인 거버넌스 구축과 인증원 구성의 대폭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여기에 병원계 및 학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인증원 인증심의위원)은 정부의 신문고 제도처럼 '환자안전 신문고 제도'를 운영할 것을 제언했다.

이 연구원장은  "복지부와 인증원에서 원내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내용들을 신고하는 신문고 제도를 운영하면 1회성 반짝평가와 허위평가, 평가 후 원위치되는 눈가림 인증을 근절하고 인증 당시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염호기 교수(한국의료질향상학회 부회장)는 중소병원급의 인증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가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책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특히 "1주기 인증을 받은 후 2주기를 포기한 전문병원이 많다. 득실을 따져보니 수익 차이가 없는데 왜 하냐는 것"이라며 "인증이란 퀄리티인데, 퀄리티도 먹고 살만 해야 따진다. 정책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은영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인증평가가 7년째인데도 참여율이 굉장히 낮다. 인센티브가 없었다. 또 인증결과는 소비자들이나 환자들이 충분히 알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돼야 하는데 효율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라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 인증원에 인증 성과가 어떻게 의료서비스 질향상과 환자안전 제고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함께 700명에 달하는 조사요원의 전문성 관리방향을 요청했다"라며 "단순히 인증원이 열심히 안 해서 제도가 발전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자율신청을 하는 경우 인증을 받으면 가산금을 받고 있으나, 종별 가산에 대한 차등지급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인증을 받은 기관이 보다 많은 지원을 받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인증원의 정체성 확립도 강조하며 "향후 인증원은 정부 출연금에 기반한 국가지원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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