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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줄기세포 대량생산, 모두 "간 때문이야"
'세계 최초' 줄기세포 대량생산, 모두 "간 때문이야"
  • 박소영 기자 young214@kma.org
  • 승인 2017.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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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접근으로 특허출연 마쳐, 5∼10년 내 임상 가능 자신
수술만 하는 외과? 연구·개발로 패러다임 시프트 이끌 수 있어

▲ 최동호 교수(한양대병원 외과)
세계 최초로 간줄기세포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관련 특허가 출연된 상태이며 10년 내 임상까지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상용화가 본격 진행되면 간이식만을 기다리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동호 교수(한양대병원 외과)는 25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성과를 소개했다.

간이식 전문인 최 교수는 10년이 넘도록 인공간 개발을 연구해왔다. 이번 개발은 그동안의 성과 중 가장 특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간세포는 밖으로 꺼내면 분화되지 못해 일주일이면 죽는다. 인공간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이유"라며 "그러나 이번에 특허 낸 방식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사용했다. 간세포에 특정 화학약품과 함께 일정 조건의 배지를 조성했더니 간줄기세포가 마구 분화하는 게 아닌가. 세계 최초로 우리 연구소가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목적으로 환자 동의 하에 간세포를 받아 여러 화학약품을 넣어보는 등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정말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간줄기세포가 분화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분화한 세포는 "내 가족에게 쓸 수 있다"고 자신할 만큼 안정적이었다.

최 교수는 "10년을 넘도록 해온 연구 중 이번이 가장 성과가 좋다. 조만간 논문을 발표할 것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큰 무리가 없다면 5∼10년 내 임상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상용화가 목표"라고 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인공간은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만드는데, 이들은 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윤리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최 교수의 방식은 간단하고 안정적이므로 이렇게 만든 세포를 3d 프린팅 기법에 접목시키면,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최 교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단점은 암세포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개발된 제품은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기전도 간단하다"라며 "오송 첨복단지의 국립줄기세포장기은행와 협업해 간줄기세포를 기탁할 계획이다. 누구나 원하면 쓸 수 있도록 연구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가세포로 인공간을 만들면 효과가 좋을 뿐더러 각종 간질환 치료에 대한 사전테스트도 가능하다. 내 간세포에 어떤 약이 잘 들을 것인지 사전에 알아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연구를 진행하는 'HY인당 재생의학 줄기세포연구센터'를 향후 '재생의학의 메카'로 떠오르게 하겠다는 꿈을 안고 있다. 오는 9월 14일에는 연구소 주최로 재생의학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외과는 수술만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개선됐으면 한다. 외과 역시 연구해서 업적을 내고, 치료 패러다임의 시프트를 이끌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 연구소를 통해 알리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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