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의 요건을 강화한 법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5월 30일 시행된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질환자 강제입원(비자의 입원) 결정을 결정할 때 2인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선 법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기관 자체진단 현황'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개정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결정 시 자체진단에 따르는 비율이 약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진단 입원이란 전문의가 부족한 경우에 한해, 같은 의료기관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을 통해 입원을 결정하는 것이며, 개정 정신건강복지법 강제입원 관련 예외 규정이다.

교차진단, 또는 복수진단은 서로 다른 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과 환자의 강제 입원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다.

김승희 의원은 "지난 6월 한 달, 정신질환자 10명중 6명이 자체진단을 통해 입원이 결정됐다"면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이 시행됐음에도 의료기관에서 자체진단을 통해 입원한 환자의 비율이 전국 평균 5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신질환자 인권보호를 위한 법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의료기관 자체진단을 통해 입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도별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여부 결정 실태를 보면, 신규 입원과 계속 입원을 합한 전체 입원 환자의 자체진단 입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75%)이었고, 경북(72.5%), 경남(67.8%) 순이었다. 충북(66.4%), 광주(63.6%), 부산(62.3%), 대구(56.3%), 경기(54.7%), 충남(52.0%) 지역 역시 전체 진단 대비 자체진단 비율이 50%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 입원 자체진단 비율 71.7%로 신규 입원 11.1% 보다 약 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입원의 자체진단 비율은 11.1%로 전체 진단 건수 5553건 중 자체진단이 616건으로 나타났다.

계속 입원 전체 진단 2만 438건 중 요양병원은 8321건을 차지했다. 특히 계속 입원환자 10명 중 4명이 요양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있었다. 종합병원과 병원도 각각 86.9%와 84.5%로 높은 자체진단율을 보였다.

김 의원은 "계속 입원의 경우 자체진단 비율이 71.7%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자체진단 건수가 1만 4660건으로 신규 입원 616건 보다 23배 높게 나타나 개정안의 취지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의료기관 종별에 상관없이 높은 자체진단율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자의입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나, 6월 강제입원 환자 10명중 6명이 자체진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인권이 함께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 모두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 후 한 달 이내에 기존 강제입원 환자 중 시행일 기준 3개월 이상 입원 중인 환자(시스템 등록기준 2만 명 이상) 전부에 대해 추가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법 시행 초기 일시적 쏠림현상으로 인한 추가진단 의사 부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6월 한 달간 비지정 진단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정신의료기관에서 같은 의료기관 내 2인의 전문의가 자체 추가진단을 하도록 한시적 조치를 했다. 따라서 6월 한 달 동안에는 같은 의료기관 내 전문의가 자체 추가진단을 하는 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을 수 있으나, 7월 이후에는 주로 신규 환자 중 강제입원 환자(월평균 5500명 예상)에 대한 추가진단이 이루어져 추가진단 건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정 진단의료기관이 아닌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같은 의료기관 내 2인의 자체 추가진단 예외가 인정되지 않으며, 국공립병원 전문의 충원 및 지정진단의료기관 참여 확대 등으로 서로 다른 의료기관의 추가진단은 정상화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국공립병원의 역할 강화와 안정적인 입원 진단을 위해 전문의 및 관련 인력을 추가 충원하고, 국립대학병원에는 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 지원 방안을 검토·추진함으로써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강제입원 복수진단에 참여하고 있는 정신의료기관은 지난 5월 30일 273개소에서 7월 13일 현재 342개소로 늘어, 입원 병상이 있는 전체 정신의료기관 490개소 중 68.9%의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