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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난동 전과자, 출소 후 의사 보복 협박
응급실 난동 전과자, 출소 후 의사 보복 협박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7.07.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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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보복 목적 협박...죄질 극히 불량" 징역 2년 6월 선고
▲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응급실 의료진을 협박해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의료진을 찾아가 재차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징역 2년 6월과 벌금형의 가중 처벌을 내렸다.
 
울산지방법원 제13형사부는 응급실 의료진을 협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B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강제퇴원을 당하자 병원을 찾아가 원무과 직원 C씨와 응급실 간호사 D씨를 협박한 혐의로 징역 8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는 진술 및 공판 과정에서 D씨가 합의를 거부해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술에 취한 채 2017년 2월 초순 B병원 응급실로 찾아가 "잘 있었냐, 너 때문에 8개월 잘 살고 왔다 ×××아,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면서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며 협박했다.
 
2월 17일 새벽 3시 15분경에도 B병원 응급실에서 "D간호사가 합의를 해주지 않아서 구치소에서 살다 나왔다, 가만두지 않겠다, 조심해라, 이 모든 게 다 그× 때문이다, ××××을 들고 와서 찔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2월 28일 오후 10시경에도 B병원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D씨에게 "야 이 ××들아, 너네 때문에 8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잘 살고 왔다"며 "내가 또 온다, 다시올 것이다"고 위협과 협박을 계속했다.
 
F씨에게도 "내 이름이 A이다, 신나를 들고 와서 병원에 부어 불태워 버리겠다"면서 주먹으로 때릴 듯한 행동을 취하며 협박했다.
 
A씨는 2017년 2월 19일 식당에서 자신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G씨에게 욕설을 하고, 콜라병을 집어들어 휘두른 다음 이를 제지하던 H씨의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폭행 혐의로 입건된 것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 경찰관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등) 범행은 피고인이 B병원의 직원 및 간호사인 피해자들에게 가한 특수협박 범행 등으로 징역 8월을 복역한 후 보복 목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피해자들을 협박한 것으로서 사안이 매우 중하고 죄질도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또 "2012년 1월 27일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법률위반(상습협박)죄, 폭력행위 등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범죄등)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013년 9월 19일 형의 집행을 종료한 전력이 있다"며 징역형을 선고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의협신문>이 2015년 8월 전국 의사 539명을 대상으로 진료실 폭력 경험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5%가 환자·보호자 등으로부터 폭력·폭언·협박 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의협신문>이 실시한 진료실 폭력 경험 설문조사 결과.
 
폭력행위 대부분은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는 폐쇄 공간인 진료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4.6%가 진료실 안에서 폭력·폭언 등을 당했다고 답했다. 응급실(22.2%)·환자 대기실(10.5%)·엘리베이터 등 기타 장소(2.7%) 등에서도 폭력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폭언 피해를 입은 의사 대부분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91.4%는 "스트레스·무기력·분노·두려움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졌다"고 답했다. 결근을 하거나 치료를 받는 등 진료 및 일상생활에 심각한 차질을 빚은 의사도 3.6%로 조사됐다.
 
폭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병원의 대처에 대해 '병원 평판을 고려해 고발 등 법적 조치보다 조용히 처리하기를 바람'이 60.2%로 가장 많았다.  '병원은 관심이 없고, 폭력 피해자에게 전적으로 맡김'이 26.4%, '병원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응한다'는 13.3%에 불과했다.
 
의료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86.5%가 '의료인 폭행 가중 처벌, 의료기관 내 경찰 상주 등 관련 규정 및 법안 강화'를 꼽았다. CCTV·방호 공간 설치 등 물리적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는 응답도 10.2%로 나타났다.
 
누구든지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016년 5월 19일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민주당 이학영 의원 대표발의)은 응급실 이외 진료공간에서 폭행 및 협박 행위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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