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될 경우 생존율이 국소 부위에 암이 발생한 환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약제의 개발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한 단일요법 치료제 할라벤이 대표적이다. 최근 할라벤은 치료효과 및 안전성을 재입증하며, 고령 및 심부전 환자 등 안트라사이클린과 탁산계 약물 사용이 불가능한 환자들도 할라벤 단일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가 확대됐다.
노우철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원자력병원장)을 만나 국내 전이성 유방암 치료지견 및 이들 환자의 치료의지 고취를 위한 유방암 전문의들의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노우철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
Q. 유방암이 전이·재발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치료 예후는 어떠한가?
유방암의 전체 생존율은 80∼90%로, 치료가 잘 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10명 중 1명은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라는 것이다.

즉, 유방암 환자 중 10∼20%는 재발이나 전이를 경험하게 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법은 초기 환자에 비해 복잡한 편이지만 어떤 종류의 유방암이든 항암치료가 기본이 된다.

최근에는 이들을 위한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40%에 이른다. 이는 다른 암에서의 전이·재발 환자의 생존율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암이 전이됐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Q. 국내 전이성 유방암 치료 옵션은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선택 기준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는 초기 유방암 치료에 비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같은 유방암이라도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 역시 다양한 만큼,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 시에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 중 첫번째는 환자가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는가'다. 항암치료는 전이성 유방암의 기본 치료가 되는데, 여러 약제를 동시에 투약하는 복합요법과 하나의 약제만 사용하는 단일요법이 있다.

복합요법의 경우 여러 약제를 동시에 쓰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좋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한 독성 역시 강하다. 단일요법은 복합요법 대비 독성이 적고 이에 따른 부작용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환자 특성에 따라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고 있다.

만약 고령이나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면 독성 조절이 가능한 단일요법을 사용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단일요법 치료제로는 할라벤이 있다.

Q. 다른 치료법 대비 할라벤 단일요법의 이점은?
전이성 암이나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 기간 중 삶의 질도 굉장히 중요하다.

전이성 유방암의 기존 치료제인 안트라사이클린계, 탁산계 약물은 치료 효과는 입증돼 있지만 독성이 심해 환자들이 이로 인한 부작용을 견디기 쉽지 않다.

할라벤은 기존 약제와 치료효과는 비슷하지만 독성은 덜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할라벤 단일요법으로 치료한 환자의 경우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높고, 대부분 항암치료를 잘 견디고 있다.

또 할라벤은 3차 이상에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유일하게 연장시킨 약제다.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2차 이상에서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할라벤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더욱 의미 있다.

할라벤의 또 다른 장점은 HER2 단백질 수용체가 있는 유방암에만 치료효과가 있는 표적치료제와 달리, HER2 음성인 유방암과 삼중음성유방암 등 여러 유형의 유방암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령 및 심부전 환자에게도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이에 대한 급여가 확대 됐다.

Q. 할라벤 보험급여 확대의 의미는?
이전에는 할라벤 치료로 급여를 받으려면 안트라사이클린계와 탁산계 약물을 포함해 2번 이상의 항암제 사용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보험급여기준 개정으로 고령이나 심부전 환자 등 기존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예외적으로 할라벤 단일요법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유방암 중에서도 치료제 발전이 가장 빠르다. 그러나 HER2 음성 유방암, 삼중음성유방암은 아직 항암치료 외에 다른 치료 옵션이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입증된 할라벤의 보험급여 확대는 환자들의 치료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약제 사용이 더 제한적인 고령환자와 심부전 환자는 보다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암 치료 분야에서 면역치료가 떠오르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에서의 치료 트렌드는?
다른 암과 같이 유방암에서도 새로운 치료제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유방암은 △HER2 양성 △HER2 음성 △삼중음성 △호르몬 양성 등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는 모든 유방암을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같은 치료법을 적용했다면, 최근에는 환자의 특성과 질환 종류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은 항암치료가 기본이 되는데, 앞서 언급했다시피 환자가 독성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게 된다.

또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므로, 단일요법과 같이 독성과 부작용이 덜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Q.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역할은?
유방암은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환자에게 인지시키고 치료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의학이 발달했음에도 완치 가능한 병은 많지 않다. 유방암은 초기 발견 시 완치 확률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당뇨병·고혈압과 같이 완치 불가능한 병에 걸린 것보다 희망적이라는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환자들이 본인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할 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전이나 재발했을 경우의 치료법이 많이 확보돼 있는 질환이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40%나 된다. 그러므로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Q.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기울이는 노력이 궁금하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기 때문에 학회에서는 조기검진 및 자가검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대국민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유방암은 전이나 재발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밖에 협회와의 공동 작업으로 유방암 환자 가족의 역할, 자가검진방법 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Q. 정부가 꼭 지원해줘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의사 입장에서는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약이 나오면 환자들에게 하루 빨리 적용해 보고 싶어 진다. 국가에서 모든 약제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할 순 없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들이 원하는 치료제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고려했으면 한다.

할라벤은 실제 치료 효과가 입증됐을 뿐 아니라 적은 독성으로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를 높여주는 약제다. 보험급여가 보다 확대되어 3차 이전의 치료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할라벤은 현재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보험급여가 좀더 확대돼 2차에서부터라도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면 한다. 할라벤과 같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를 더 조기의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유방암학회는 국내 유방암 관련 학회 중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특히 세계 유방암 학술대회(GBCC)는 한국유방암학회 주최로 10년 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학회가 그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유방암 치료 수준을 유지하고, 유방암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다기관 임상 연구 진행 기관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준비 중에 있다.

이들 기관 중에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도 있지만, 연구 지원 간호사가 한 명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연구 환경이 열악하면 연구의 질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학회 차원에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적절한 인력을 보내거나 국가 펀드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수술기법 등 젊은 의료진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학술 대회를 통해 좀더 강화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