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의원급 비급여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개의 실효성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분류체계실장은 보건복지포럼에 기고한 '국민의 적정부담을 위한 비급여 관리방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의료법 제45조 2에 의거,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3666개소는 총 107개 항목의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은 올해 말까지 100여개 항목을 추가로 표준화해 내년 4월에는 200여개 항목을 공개할 계획이다.

공 실장은 비급여 표준화 및 공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과 가격중심의 공개가 이뤄지고 있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병원별로 장비와 인력, 시설에 따라 가격편차가 크지만 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원급 공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일단 전국 8만개 의원급에 대한 국민들의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의원은 홈페이지가 없고 성형수술 등 사전 상담 유치를 위해 제한적으로만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개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의원급은 병원급과 달리 행정력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므로 실효성을 신중히 판단해야 하며, 표본조사 우선실시 등과 같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급여 제도 개선 방향으로는 먼저 유형분류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현재 복지부와 의료계 등은 '비급여 관리 정책 협의체'를 꾸려 ▲치료적 비급여(등재 비급여(건강보험 비급여 목록 고시), 기준 비급여(건강보험 세부 사항 고시)) ▲제도 비급여(상급병실 차액, 선택진료료, 제증명수수료 등) ▲환자 선택에 의한 비급여(미용·예방진료 등)의 3가지로 구분하는 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비급여 정보 수집부터 관리와 분석, 공개까지 한꺼번에 이뤄지는 통합관리 시스템의 구축도 언급했다.

공 실장은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의료기관별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처럼 특정 시점의 대대적인 조사 과정 없이 국민에게 최신의 비급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에 기반한 진료비용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QR코드를 활용한 진료비 세부 내역서 데이터베이스화, 의료기관별 비급여 수가 파일 구축 등"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종합 프로파일이 구축되면 향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영향 분석이나 신의료기술의 비급여 관리, 급여비 증감 영향분석도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향후에는 비급여를 포함한 총 진료비용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공 실장은 "급여·비급여 내역을 포함한 통합 분석이 이뤄지면 치료효과성까지 반영한 평가체계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