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의-정 '시각차 극명'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의-정 '시각차 극명'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7.05 13: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효과 나타나기 시작"↔정신의학계 "우려한 문제 모두 발생"
강제입원 환자 대량 퇴원 없었지만, 원인 분석결과는 '따로국밥'

 
강제(비자의) 입원 규정을 강화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째, 정신건강의학계와 보건복지부의 평가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우려했던 입원환자 대량 퇴원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반면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등 의료계는 법 시행 전 우려했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어, 법의 조속한 재개정 등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0일 21년 만에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을 시행했다.

전부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의 골자는 입·퇴원제도 개선, 정신질환자 복지지원 및 국민 정신건강증진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새로운 입·퇴원제도에 따라, 본인이나 다른 사람을 해할 위험이 없는 정신질환자 중 정신의료기관 입원 또는 정신요양시설 입소(이하 입원·입소)를 원치 않는 경우는 퇴원·퇴소해 지역사회로 복귀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5일 "법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개선된 입·퇴원제도 시행으로 일각에서의 우려와 같이 정신병원 강제입원 환자의 대규모 일시 퇴원 등의 혼란은 없었다"고 자체평가 결과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1개월간 강제입원 환자 중 퇴원한 환자는 일 평균 약 227명으로 입퇴원관리시스템 상 집계돼, 법 시행 전 일 평균 약 202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추계)에 비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입퇴원관리시스템 상 퇴원자 수는 기존의 강제입원 환자가 퇴원 처리 후 자의 입원하는 경우도 포함되므로, 실제 퇴원자 수보다 과다 추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 시행 전후 자의 입원을 포함한 전체 입원·입소자 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법 시행 후인 6월 23일 현재 입원·입소자 수는 7만 6678명으로, 지난해 12월 31일보다 2665명 늘어난 7만 9343명이며, 지난 4월 30일 보다 403명 줄어든 7만 7081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입원·입소자 수에서 자의 입원·입소 비율의 추이를 살펴보면, 법 시행 후인 6월 23일 현재 자의 입원·입소 비율은 53.9%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35.6%, 지난 4월 30일 기준 38.9%보다 18.3%p~15.0%p 대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변화는 법 시행 이후, 자·타해의 위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치료 필요성 등을 환자와 그 가족에게 설득하고 환자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통해 입원하는 문화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경정신의학회 등 의료계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비자의 입원환자의 대량 퇴원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비자의 입원 환자에 대한 출장 진단 전문의 배정이 제때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출장 진단을 시행하는 전문의들이 비현실적으로 과도한 출장 진단 수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긴급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보건복지부에 이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학회는 성명서에서 "학회가 제기한 문제점이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민간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부당한 압력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지정 의료기관에 신청하지 않은 경우 출장진단에서 배제하는 것은 정책적 위협으로 즉각 중단해야 하며, 공정하고 독립적인 출장 진단이 가능하도록 국공립의료기관을 비롯한 공공의료 영역에서 '출장진단 전담 전문의'를 확보해달라"고 요구했다.

학회는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령, 시행규칙 등 문제점을 개선하고 재개정안을 준비하는 '정신의료정책 및 제도개선을 위한 민관 공동위원회' 구축도 제안했다.

한편 현재 강제(비자의)입원을 위한 추가진단 지정병원에는 병상이 있는 정신의료기관 490개소 대비 333개 기관(68%)이 참여하고 있으나, 보건복지부는 국공립병원의 역할 강화와 안정적인 입원진단을 위해 전문의 및 관련 인력을 추가 충원하고, 국립대학병원에는 인력 확보를 위한 예산 지원 방안을 검토·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1년간 계속되어 온 입·퇴원 관행이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사회복귀시설 및 '중간집(Halfway House)' 등 지역사회 정신보건서비스 기반을 구축하는 등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면서 "현장 및 관련 학회와 협의회 구성 등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도를 보완·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