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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체계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개선 시급"

"의료체계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개선 시급"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7.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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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문가·정부 개선 필요성 공감...소비자 "괜찮은데, 왜?"
인구·질병구조 변화, 건보료 납부자 감소 등 이유로 위기 임박

▲ 30일 대한의사협회 제35차 종합학술대회 한 세션으로 마련된 우리나라 의료체계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의료전문가들과 보건복지부 측은 인구 고령화와 질병 구조 변화에 따른 건보재정 등 의료체계 위기 임박에 대한 공감하고, 시급한 대안 마련 필요성을 피력했다.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의료공급자와 가입자의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관련 전문가들과 정부 측도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공급자는 인구 고령화와 질병 구조 변화 등으로 국민 의료비가 증가해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이 위태롭다고 보는 반면, 소비자들은 나름 편리한 건강보험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같은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이런 시각차의 근원은 건강보험 관련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정보 취득하고 이해하는 차이가 크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30일부터 시작된 대한의사협회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가 지속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와 관련 단체들의 전망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학술장에는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명예교수, 전기홍 아주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선희 이화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김 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등이 각자의 시선에서 건강보험 체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망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건보료 수입 감소, 만성질환 관리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면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의료전달체계 개편, 공급자에 대한 지불제도 개편, 환자의 의료이용 행태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런데 의료소비자들의 시각은 달랐다. 다양한 의료체계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제도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의료 보장성 확대에 대한 요구가 있을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는 "의료 전문가들이 건보 지속가능성 위기에 대해 걱정하는데,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의료비를 절감하는 정책을 지속해서 유지하면 건보체계를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보체계 발전을 위한 협의해 환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했으면 한다. 그리고 미래 질병에 대한 환자 교육을 위한 예산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형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의료소비자들이 건보 위기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보재정이 아직은 여유가 있는 거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위기가 빨리 닥쳤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 우려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현실로 드러날 것이고, 그에 따라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건조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료공급자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준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의료체계 위기설에 공감하면서, 의료공급자와 소비자, 정부 등의 이견을 조율한 조정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교수는 "공급자와 정부는 의료체계 위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큰 혼란이 없다. 다만 개인의 지불 능력 차에 따른 본인부담에 대한 불만만 있다"면서 "의료체계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이견을 조정할 수 있는 거너번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건강보험료 인상 등 건보재정 추가 확보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의료소비자들을 설득한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재 의료체계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이용량은 늘고, 그에 따른 비용도 증가하는데 보험료를 납부할 젊은 사람들은 줄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한데, 정부가 소비자들의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한 설득 기전이 없다. 이제는 흔한 보장성 강화 약속만으로 보험료 인상을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하고, 현재 20조원의 건보 흑자 상황에서 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의료체계의 브레이크를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브레이크가 없다는 현실을 인식했을 때, 고삐 풀린 건보체계의 부작용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측도 의료체계 위기설과 대응책 마련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서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이 지연되는 등의 정치적 상황 등 때문인지 명확한 개선책을 밝히지는 못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건보 수익은 최근 정점을 찍었다. 건보 재원 지속가능성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재정 측면에서 굉장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인구 구조, 질병 구조에 변화에 따른 재원 조달 방식의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정책적 요구를 맞추면서, 의료체계의 기능과 역할에 지역 의료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잘 풀도록 하겠다. 특히 의학적 근거가 있는 제도와 정책을 생산하도록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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