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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의사 선생님, 제 치료에 다른 약 써볼래요"
"의사 선생님, 제 치료에 다른 약 써볼래요"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7.06.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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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환자간 폐쇄적·수직적 관계에 변화, '의료 민주화' 흐름 도입
AI가 의사 대체? "이젠 촌스러운 질문, 직업 아닌 작업 대체할 것 "

▲ 이언 길병원 정밀의료추진단장
"선생님, 제 치료에 A약 말고 B약을 써보면 어때요? "

왓슨이 의사와 환자간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과거 의사 판단이 치료의 유일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환자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며 역으로 치료법을 권하기도 하는 것.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국내에서는 왓슨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이 자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하며 화제를 모았던 가천대학교 길병원. 이를 진두지휘한 이언 길병원 정밀의료추진단장은 30일 대한의사협회 제35차 종합학술대회에서 왓슨이 가져온 의료계 변화를 소개했다.

이 단장은 "왓슨으로 환자와 의사간 폐쇄성이 무너졌다. 왓슨은 자세한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는 증상과 진단을 구글링한다. 치료법을 과감히 제안하기도 한다"라며 "그간 금기시해왔던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자의 참여권은 다시 말해 의사의 처방권 재량을 침해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단장은 "왓슨은 의사 의료행위의 정당성을 입증할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방식이 확대된다면 향후에는 의사와 환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의료행위에 대한 결정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은 사람이 감지하기 어려운 증상과 질병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발견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이 단장은 "축적된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의사보다 12∼24시간 빨리 패혈증 쇼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이것"이라며 "올바른 치료뿐 아니라 올바른 타이밍도 맞출 수 있다는 게 인공지능의 메리트"라고 밝혔다.

패널토의에 나선 장동경(성균관대학교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인공지능이 의료계에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평했다.

장 교수는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도 인공지능으로 높은 수준의 진단이 가능해졌다. 의료전문가의 경우 지식독점이 지식권력으로 작용하는데 이같은 독점 장벽이 철폐됐다는 점에서 의료의 민주화가 이뤄졌다"라고 분석했다.

계속해서 제기돼온 '인공지능의 의사 대체' 논란에 대해서는 "이제는 촌스러워진 질문이다. 직업이 아닌 작업을 대체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면 의사는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환자와의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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