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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료기기 '품질·성능 만족도' 낮아 안쓴다
국산 의료기기 '품질·성능 만족도' 낮아 안쓴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6.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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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보다 사용편의성 떨어지고 국산 브랜드 인지 부족도 원인
국내 의료기관 대상 국산화 가능한 품목 사용 경험 확대 필요해

오승준 교수(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장)가 서울대병원 의료진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품질 및 성능 만족도가 낮은 것이 가장 컸다.
국내 의료진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사용하지만 품질 및 성능에 대한 만족은 낮아 국산 의료기기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료기기임상시험연구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2017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산 의료기기의 국내사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오승준 교수(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장)가 서울대병원 의료진 등 관계자 268명을 대상으로 '국산 유망품목 발굴 조사를 위한 설문조사'와 '국산 의료기기 사용자 인터뷰' 자료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오 교수의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가 3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기존부터 사용하고 있어서'(25%), '품질 및 성능 만족'(15%), '애국심 차원에서'(4%), '디자인이나 사용편의성 만족'(4%), '회사 또는 담당자와의 안면으로'(3%), 'A/S가 빨라서'(2%) 순으로 나타났다.

또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산을 과거부터 사용해서'가 54%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국산의 브랜드 인지도 부족'(18%), '국산의 디자인이나 사용편의성 부족'(7%), '국산의 가격 경쟁력 부족'(1%), '외국산 기기 회사 또는 담당자와의 인연'(1%) 순을 보였다.

특히 각 진료과에서 과거 국산 의료기기로 대체해 사용한 품목 중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국산의료기기로는 초음파 기기가 1위를 했으며, 일반 촬영기기(X-ray)·냉장고 및 냉동고·혈압계·원심분리기·산소포화측정기·레이저·무영등·멸균기 및 소독기·침대·세척기·각종 카트·스텐트·흡입기·혈당측정기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오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해본 의료진 등의 의견을 취합하면 고가의 CT·MRI 등의 장비 보다는 저가의 의료기기 장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국산 의료기기를 품질 및 성능에 만족해서 사용하기보다는 가격이 저렴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브랜드 인지도가 외국산에 비해 훨씬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사용경험 및 추천 이외의 경로(광고·논문 등)로 알게 된 국산 의료기기가 있는지에 물은 결과, 응답자 가운데 87%가 '없다'고 답해 홍보 및 마케팅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속 진료과에서 국산 의료기기로 대체가 가능한 이유로는 '사양대비 가격'이 52%로 가장 많았고, '성능'(23%), '사용편의성'(8%), '정확성 및 신뢰성'(7%), 'A/S'(4%), '크기 및 무게'(1%) 등으로 조사됐다.

의료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서는 국산 의료기기 개발 단계부터 의료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한 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물은 결과, 장점 부분에서는 '사양대비 가격'이 64%, '사용 편의성'이 10%로 많았고, 단점 부분에서는 '정확성 및 신뢰성'이 32%, '성능'이 26%, '내구성'이 16% 등으로 높았다.

국산 의료기기의 사용 확대를 위해 국산 의료기기 제조회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로는 '성능향상', '홍보 필요', '정확도 및 신뢰성 향상', '데모 제품 사용 기회 제공 향상', '신속한 A/S' 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오 교수는 국산 의료기기 사용자 인터뷰 내용도 공개했다.

오 교수는 "인터뷰 결과 외국산 의료기기는 의료진이 요구하는 기능이나 구조물이 수정이 안되지만, 국내 의료기기 업체는 즉시 의견이 반영돼 개선이 된다면 외국산보다 불편하더라도 사용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했을 때 초기 품질과 내구성 향상에 집중해야 하고, 품질 테스트 후 완벽한 제품을 출시했으면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국산 의료기기 개발 단계부터 의료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면 사용이 편리한 의료기기가 개발될 것이고,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기기의 경우 국산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가산료 지급 등이 있다면 더 많은 의료진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정찬 교수(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R&D지원실장)는 서울대병원에서의 지난 5년 간 진료과별 국산 의료기기 구매현황을 발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치과병원 포함)은 피부과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가장 많이 구매했고(41%), 정신건강의학과(37%)·영상치의학과(37%)·응급의학과(29%)·이비인후과(29%)·산부인과(27%)··흉부외과(18%) 순으로 국산 의료기기를 많이 구매했다.

또 진료과별 최근 5년 간 의료기기 구매현황을 보면 국산 비율은 8.98%인 반면, 외국산 비율은 91.02%를 기록해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은 저조했다.

이 교수는 "국내 의료기관의 국산제품 만족도는 외국산 제품에 비해 매우 낮으며, 이는 제품의 성능·브랜드가치·사용경험 부재 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또 "전체 내수시장의 국산 점유율은 59.7% 수준이며, 의원(65.7%)·요양병원(73%)·병원(54%)보다 종합병원(19.9%)·상급종합병원(8.2%)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이 저조하다"며 "수입 제품 위주로 사용중인 국내 주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에 대한 제품 사용경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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