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한방치매 예방사업 예산낭비...중단해야"
"부산시 한방치매 예방사업 예산낭비...중단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6.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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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만으로 인지기능장애 대상자 선정...한의사가 선별검사
바른의료연구소 "효과·안전성 검증 안한 사업에 혈세 투입"
▲ 지난 2월 7일 부산 비즈니스호텔에서 '2016년 한방 치매관리 및 난임사업 결과보고'·'2017년 한방치매사업 및 난임사업 업무 협약식'. 부산광역시의사회는 "부산시가 시민의 혈세로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의 타당성과 공공성을 우선해야 한다"면서 "기본적인 연구설계부터 잘못됐고, 치료효과를 검증하지도 않은 채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대상자 선정부터 결과 평가까지 하자가 있는 한방치매 예방관리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한의사회는 2016년 2억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60세 이상 노인 중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6개월간 한약제제와 침시술 등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부산시 한방치매 예방관리사업'을 시행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7일 "부산시는 집단을 대상으로 인지기능장애를 선별하는 '몬트리얼 인지평가검사(MoCA)' 점수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했다"면서 "MoCA 검사에 양성이라도 치매이거나 인지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일 수도 있다"며 대상자 선정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한방치매 예방관리사업에서는 MoCA를 이용해 경도인지장애 등을 판정했으나, 이 평가만으로 인지기능장애를 진단할 수는 없다"면서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의 판단과 구별에는 일상생활능력 평가가 필수"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와 몬트리얼 인지평가검사(MoCA)를 통해 사업을 평가한 결과, MMSE 점수는 사업 후 1.51점, MoCA 점수는 2.89점 상승해 한방치매 예방사업 대상자의 인지기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경과의사회는 "인지장애의 경우 대상자 선정이 불투명하므로 선별검사 점수의 변화만으로 호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의학적 치매 예방효과를 주장하려면 치료 후 대상자들의 치매진행 여부에 대한 면밀한 의학적 평가를 해야 함에도 단순히 인지기능선별검사 점수의 호전 정도로 인지기능 개선을 평가했다. 치매예방사업이 아니라 선별검사의 점수 올리기 사업"이라며 "대상자를 경도인지장애로 한정해 수행했다 하더라도 대조군이 없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경도인지장애 치료법이 없음에도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지 않은 치료를 진행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한의사가 인지기능선별검사인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몬트리얼 인지평가검사(MoCA)·전반적 퇴화척도(GDS) 등을 직접 시행한 것은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라는 점을 짚었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선별검사를 포함한 신경인지검사는 의과의료행위로 분류돼 있어 한의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의과행위의 침해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부산시 한방치매예방관리사업은 명확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이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매우 부실한 사업"이라며 "시민이 낸 혈세와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 재정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치매 관리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부산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이 사업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부산시를 상대로 2016년도 한방치매사업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으며, 대한신경과의사회에 자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시한의사회와 함께 날로 증가하고 있는 치매에 대한 조기진단과 치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한방 치매관리 사업'과 한의학을 활용한 '한방 난임사업'을 특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6년 현재 부산지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52만 명으로 이중 치매환자는 약 4만 6000명, 경도 인지장애인은 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는 "치매단계에 진입하면 치료는 어려우며 현재 증상을 지연시키는 약만 사용하고 있다"면서 "치매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양방의료와 함께 한방 치매관리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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