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곧 축복"
"나눔은 곧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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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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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의 원장(세종시 정비뇨기과의원)
정찬의 정비뇨기과의원장은 1995년 조치원에 개원해 노인·청소년·외국인근로자·장애인 등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조치원에서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봉사의 깊이를 더해온 정찬의 원장은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며 이웃을 돕는 일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봉사의 삶,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

봉사의 시작을 이야기하면서 정찬의 원장은 홍성의료원을 떠올렸다. 남을 돕고 싶어 의사가 됐고, 그로 인해 세상을 바꾸길 바랐지만 쉽사리 실행하기 힘든 미션이었다. 1992년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예편후 가게 된 곳이 홍성의료원이다. 시골 생활은 처음이었는데, 그곳에서 발로 뛰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여러 가지 경험을 했습니다. 내과적인 경험과 더불어 외과적 수술도 많이 했죠. 언젠가는 개원을 하고 싶었는데, 그 곳의 많은 경험으로 봉직생활을 빨리 접고 일찍 개원하게 됐습니다. 그때 시골생활이 제법 잘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하하."

▲ 아프리카에서 만난 어린 환자와 함께 한 정찬의 원장.

그곳에서의 운명적인 만남은 그를 온전한 봉사의 삶으로 이끌었다. 환자로 만났던, 가나안 노인의 집 김홍란 원장은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피부암 환자를 친절하게 진료해주는 정찬의 원장의 모습에 반해 함께 봉사활동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고 어린 시절부터 봉사하는 삶을 동경했던 정찬의 원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선구안을 가진 분이셨어요. 노인복지가 자리 잡기도 훨씬 전이던 그때 예산에서 노인의 집을 만들어 운영했죠. 열악한 시설에 계신 노인들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노인복지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땐, 청소년이 중요하다고 말씀했죠.

실제로 이혼가정이 늘면서 가정이 파괴되고 조부모가 청소년을 돌보게 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그때 제안했던 활동이 바로 장학회 사업이었고요. 김홍란 원장님은 사랑의 장학회 회장님이셨습니다."

그때부터 연기군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맡게 됐다. 교육청의 추천을 받은 편모 편부 조손 가정의 학생 30여 명 정도를 선발, 가정방문은 물론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6개월에 한번 여름과 겨울에 캠프를 진행했다.

장학금은 반 이상 정 원장이 사비를 털고, 뜻 있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내는 후원금을 더해 충당하고 있다. 정 원장은 관심 있게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밝아진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그저 돈만 주는 장학회가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지는 장학회를 꾸려가고자 의지를 다지게 됐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연기 사랑의 다리 장학회에선 초등학교 4∼6학년 아이들이었던 1·2기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3기가 운영 중인데, 정 원장은 마치 한 반의 담임선생님을 맡고 있는 기분이란다. 성인이 된 1기생들은 후배들의 멘토가 됐고, 나눔의 정신은 자연스럽게 대물림 됐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꿈을 찾고, 스스로 당당하게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저희 사랑의 다리가 추구하는 궁극적 역할입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

"벌써 70명 정도가 졸업했네요. 군대 가 있는 친구들이나 대학 간 친구들, 어엿한 직장인이 된 친구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2001년에 함께 시작한 예산과 당진 사랑의 다리 장학회는 이미 법인화됐고요. 저희도 법인화하고자 돈도 모아봤는데, 직접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이름이나 명예보다는 장학회를 위해 모아둔 돈을 죽기 전에 다 쓰고 가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뜻있는 아이들은 다시 스텝으로 남기를 자처하고 멘토가 돼주지만, 반면 학비를 빌려가고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성공한 성악가의 길을 걷고 있는 장학생에겐, 그 성공의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다시 후원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모두 욕심이었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정 원장은 오히려 스스로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고 더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에겐 오히려 얼마나 큰 '마음의 짐'이겠냐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정 원장은 그럼에도 대한민국이 이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이지 않는 데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많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부터 세종시 장애인 후원회 회장으로서 지역 기업인, 전문인들과 지역의 8개 장애인단체를 연계시키고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 알리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가장 힘든 것이 아플 때 병원을 찾는 일이죠. 저희 세종시 장애인 후원회는 작년에 장애인복지관을 방문, 회원들이 아픈 장애인들을 진료소로 모시고 오는 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일종의 찾아가는 서비스죠. KYDO(Korean Young Dream Orchestra)라는 이름의 세종영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고요.

감격스러운 축제의 장이 됐습니다. 올 가을엔 대전의 유명한 장애인 합창단인 JOY 합창단이 함께 합니다. 이런 의료나눔과 장학회 활동에 보령제약 박시범 과장이 늘 함께 해주고 있는데요. 2003년부터 10년 넘게 현장에서 발로 뛰는 봉사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2004년 조치원에는 외국인이 몸담고 있는 공장이 많았던 터라, 지역의 한 목사가 외국인 진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정 원장에게 외국인 진료를 제안했다. 대전·청주·천안·공주 등지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30분 거리인 연기외국인 자선진료소를 찾았다.

조치원의 경우 세종시가 건설되면서 공장과 외국인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 2015년 경 외국인근로자 대상 진료를 접게 됐지만 현재는 안산 M센터(외국인 이주민 센터로 온누리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대상 기관)에서 아프리카 의료 봉사하는 팀원들과 함께 정기 무료진료를 해오고 있으며 서울역의 노숙자들을 돌보는 일도 계속 해오고 있다. 성경에서 약자를 고아·과부·이방인(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 한 것처럼, 정 원장은 약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펼쳐왔다.

의사들의 책임과 참여가 필요하다

 

정 원장은 얼마 전 고향인 서울로 다시 집을 옮겼다. 정비뇨기과의 터전이자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시로는 KTX로 오가고 있다. 그러면서 교회 역시 대전에서 서울로 옮겼는데,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엔 의사들이 800여 명 정도 된다.

뜻있는 의사들은 CMN(Christian Medical Network)을 구성해 8개 의료팀을 두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 원장은 현재 아프리카 본부팀 팀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 기근이나 지진·해일 등의 비예측적인 재해가 발생했을 때 즉시 팀을 꾸려 떠날 수 있는 봉사팀 Lamp On에도 몸담고 있다.

정 원장은 2015년부터 아프리카 CMN 팀장으로서 르완다·케냐·세네갈 등을 방문했으며 작년 세네갈에 이어 오는 7월 8일 다시 아프리카 케냐 몸바사를 찾을 계획이다.

CMN에서는 해외 의료봉사를 하면서 portalbe x-ray·sono·bovie·치과 unit·자동혈액분석기·자동소변분석기 등 의료기기나 장비 등을 새로 구비했다. 정찬의 원장은 이제 약만 지어주는 활동보다는 짧은 기간이라도 실효를 거둘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 해외에 나가 보면 해외에 다른 나라 의료팀에 못지않은 좋은 시설에서, 좋은 장비로,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의료진이 바로 한국 의료진입니다. 국위선양을 한 기분이랄까. 자부심도 들고 뿌듯하죠. 의사들만큼 봉사하고 배려하면서 살고 있는 집단이 있을까요.

의약분업 때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요. 의사들은 자기 삶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했으며, 환자들을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환자들을 절대 돈벌이로 보지 않습니다."

당시 의사로서 크게 상처받은 정 원장은 좋은 뜻으로 좋은 행동을 할 땐 그 정당함을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봉사하는 의사로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도, 없는 시간을 쪼개 각종 지역사회 행사에 의사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참석하는 이유도 의사들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의사의 본분을 지켜나가며 책임지고 사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인정받고 권리도 주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노숙자들을 만나면 말 못할 사정이 참 많아요. 그 입장을 헤아리고 그 고통 속에서 살다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나눔으로써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할 때 그 은혜는 다시 저에게 축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은 결코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라는 부모님의 말씀대로 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유난히 여름을 싫어하고 더위에 약한 그이지만, 아프리카에 가기 위해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 그곳에서 만날 인연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누구보다 기쁘게 여름을 맞을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은 인연을 맺은 누군가에게도 설렘과 기쁨이 될 것이고, 선순환하며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글=정지선 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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