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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늘리려는 정부, 줄이자는 의료계

의대정원 늘리려는 정부, 줄이자는 의료계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6.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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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OECD 국가 비교 "의사 부족"
의협 "의사 밀도·접근성 세계 최고 수준"

 

정권이 교체됐지만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어 의료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019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의료계는 오히려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1일 2019년도 보건의료관련학과 입학정원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에 의견 제시를 요청했다. 이보다 앞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5월 3일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에서 OECD 헬스데이터를 근거로 2030년 의사 76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계했다.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의대 입학 정원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한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공급 과잉 상태며, 따라서 부실의대 통폐합 등을 통해 의사 배출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협은 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OECD 헬스데이터는 국가별 사회·경제적 특성을 배제한 단순 데이터로써, 의사인력의 급속한 증가율 및 의사밀도, 향후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부작용 등 우리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객관적 지표라 보기에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의사인력은 교육의 시작과 노동시장 진입 사이의 시차가 10년 이상이어서 단기적·단편적 자료에 의존해 인력수급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OECD 국가 의사밀도 비교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는 신규 의사인력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00년 대비 2014년에 7.3%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의사 수는 7만2503명에서 11만2407명으로 55%나 증가했다.

또 2013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 간 인구 1000 명당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OECD 회원국 평균 0.5%보다 6배 높아 2028년 이후 활동의사 수는 OECD 회원국의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 접근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일 면적내 의사수와 의사 1인당 책임져야 하는 면적을 비교해 실제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를 각 국가별로 산출하면, 우리나라의 의사밀도는 10㎢당 10.44명으로 이스라엘 12.39명, 벨기에 10.67명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일 면적 내에 의사 숫자가 상당히 많아 환자가 의사들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협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아닌 감축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치적·경제적 목적의 부실 의과대학 양산을 차단하고 의료인력 수급의 적정화를 기하기 위해 부실 의대 졸업생의 의사국시 응시자격 제한과 같은 사후적 장치와 함께 부실 의대 통·폐합 및 의과대학 신증설 억제 등 사전적 제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단순히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에만 기반해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는 것은 지양하고, 양적인 수급 추계뿐 아니라 지역간 수급 불균형에 대한 사항도 고려해 의료계와 함께 중장기적인 의사인력 수급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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