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수 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전 대한의료법학회장)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국민에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의료법 제24조의2는 2017년 6월 21일 시행된다. 이 조항에는 이상한 점들이 많다. 
 
설명의무의 법률이론을 먼저 자세하게 소개해야 이해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있지만, 학술논문이 아닌 이 글에서는 이론을 길게 늘어놓지 않아도 되는 문제 몇 개만 지적하고자 한다. 
 
그 지적을 하기 전에 제24조의2를 쉽게 요약하면 이렇다. 
 
제1항에 의하면 의사(치과의사와 한의사를 포함)는 사망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상을 가져올 위험이 있는 수술(수혈과 전신마취를 포함)을 실행하기 전에 환자 쪽(환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에 설명하고 문서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단서에는 이러한 설명과 동의의 절차를 생략하여도 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제2항은 동의를 받기 전에 설명해야 할 사항을 5가지로 규정했다. 진단명, 수술의 필요성·방법·내용, 설명하거나 수술하는 의사('주된 의사')의 이름, 수술의 전형적 후유증·부작용, 그리고 수술의 전후에 환자가 지켜야 할 사항이다. 
 
제3항은 동의서 사본의 발급에 관하여 규정했다. 제4항에 의하면 제1항의 설명·동의 절차를 밟은 뒤에 수술의 방법·내용이나 수술하는 의사가 변경되면 이 사실과 이유를 환자 쪽에 문서로 알려야 한다. 제5항은 이러한 설명·동의·고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한편 제1항과 제4항을 위반하여 설명·동의·고지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의사에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이 의료법 제92조 제1항 제1호의 2와 제1호의 3이다.
 
첫째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24조의2 제4항에 따른 '변경의 고지'이다. 가령 환자 쪽이 설명을 듣고 수술방법을 선택하여 동의하였는데, 그 뒤 변경의 고지만 받고 선택의 여지 없이 변경된 수술을 받으라는 것이다. 물론 규정에는 없지만, 환자는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가 선택하여 동의한 수술을 변경하여 제대로 설명과 동의 절차 없이 고지만 하고 변경된 수술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사가 변경된 경우에는 고지의무를 누가 부담하는가? 종전 의사인지 아니면 새로운 의사인지 의문이다. 아무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 누가 과태료의 처분을 받는가? 
 
나아가서 임의로 변경된 수술방법을 설명과 동의 없이 실행한 결과 전형적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종래 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위자료 지급의 책임을 묻던 민사적 규율은 제4항으로 이제 무용지물이 되는가? 
 
물론 아니다. 이 조항은 과태료라는 공법적 규율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민사적 규율은 종래 학설과 판례에서 형성된 법리대로 가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이 의료소송에서 다투더라도 법원이 현명하게 대처하겠지만 불필요한 소동을 야기할 조항인 것이다. 큰 오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로 과태료의 부과에 관한 제92조 제1항 제1호의 2와 제1호의 3의 문제이다. 
 
공법적 제재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규율로서 적합한 것인지에 대하여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이다. 
 
공법적 제재를 하려면 행위준칙이 명료해야 한다. 제재권자의 재량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설명의무는 이제 익숙한 용어이어서 다 아는 것 같고, 그래서 관련 입법을 쉽게 해도 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설명의무의 법리에는 추상적이거나 논의가 더 필요한 대목이 아직도 많다. 
 
법학의 여러 영역에 관련되어 있어서 거대한 이론체계인 것이 의사의 설명의무이다. 현재와 같이 추상적으로만 규정하면 제재권자의 재량 범위가 지나치게 넓게 된다. 아직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규율은 종래와 같이 민사적 제재에 만족해야 한다. 
 
공법적 제재로 나아가기에는 시기상조이다. 그런 데다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92조 제1항 제1호의 2와 제1호의 3에는, 마치 '처방전 2부의 교부 의무' 규정을 신설하고는 제재 대상자를 '처방전을 교부하지 아니한 자'로 표현하여 처방전 1부만 교부하여도 제재를 받지 않게 된 선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제1호의 2는 제24조의2 제1항에 관한 제재규정이고, 제1호의 3은 제4항에 관한 제재규정으로 양자는 같은 구조이다. 
 
따라서 제1호의 2만 언급한다. 제1호의 2는 과태료 부과의 대상인 의사를 "제24조의 2 제1항을 위반하여 환자에게 설명을 하지 아니하거나 서면 동의를 받지 아니한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의사는 어떻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든지,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으면 처벌이 불가능한 문구이다. 
 
가령 "제24조의 2 제1항을 위반한 자" 또는 "제24조의 2 제1항에 따른 설명이나 동의의 절차를 밟지 아니한 자"로 규정했어야 한다. 
 
"제24조의 2 제1항을 위반"이라는 문구 뒤에 "환자에게 설명하지 아니하거나 서면 동의를 받지 아니한 자"라는 문구를 둔 것이 문제이다. 뒤의 문구는 입법 의도에 따르면 과태료 부과의 대상인 의사들이 빠져나갈 도피로가 될 수 있는 사족인 것이다. 
 
끝으로 의사가 설명을 해야 하는 상대방과 관련된 문제이다. 제24조의 2 제1항은 설명의 상대방을 환자로 하고, 환자가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 상대방을 환자의 법정대리인으로 규정하였다. 
 
법정대리인이 상대방으로 되는 경우란 환자에게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경우인데, 이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그 판단을 잘못하여 부적절한 상대방에게 설명하여 동의를 받은 의사는 과태료 부과 처분의 위험에 빠진다.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에도 문제이다. 민법상 법정대리인으로 미성년자에게는 친권을 가진 부모이거나 후견인이 있고 성년자에게는 후견인이 있다. 미성년인 환자에게는 대개 법정대리인이 있다. 
 
성년자에게 후견인이 있는 경우란 성년후견 등의 심판을 받은 경우이다. 성년후견 등의 심판을 받으려면 일정한 정도의 정신적 제약이 있어야 한다. 그 정도의 정신적 제약이 있는 경우라고 하여도 후견심판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정신적 제약을 불문하고 성년자에게는 후견인 즉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한 성년자가 의사결정능력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의사는 제24조의 2에 따라 설명해야 할 상대방인 법정대리인이 없으면 설명·동의 절차 없이 수술을 결정하고 실행하여도 의료법에 따른 과태료의 처분을 받지 않는다. 
배우자나 자녀 등이 옆에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환자가 장성한 자녀에게 설명을 듣고 결정을 하도록 미리 위임해 놓은 경우라도, 이 자녀는 법정대리인이 아니므로 이 자녀에게 제24조의 2 제1항의 설명·동의 절차를 밟아야 할 의무가 없다.
 
반대로 의사는 법정대리인이 아닌 그 자녀에게 설명과 동의 절차를 밟았어도 환자에게 설명·동의 절차를 밟지 않으면 과태료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환자로부터 수술에 관한 자기결정권의 행사를 위임받은 자(의료결정의 수임자)를 설명·동의 절차의 상대방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문제이다. 
 
그 밖에 여러 가지 문제로 의료법 제24조의 2는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이대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공법적 제재를 고집하게 되면 이 조항은 헌법재판소에서 많이 다투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