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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경쟁' 한국의료 오래 못버틴다

'양적 경쟁' 한국의료 오래 못버틴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6.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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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 'ISSUE PAPER' 고령화·저성장 사회 대비 방안 발표
'행위별' 대신 '묶음형' 제안...공공병원, 예방·건강증진 도맡아야

▲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병원경영학과)
고령화 사회와 저성장이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체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적 경쟁이 아닌 서비스의 질과 환자의 건강 결과로 경쟁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상규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병원경영학과)는 <ISSUE PAPER> 최근호에 발표한 '병원산업의 가치기반 의료공급체계로의 전환과 공공병원의 정체성 정립'을 통해 "같은(더 낮은) 비용으로 더 나은 '건강결과'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 보다 많은 보상을 하는 가치 기반 경쟁 구조로 전환해야 의료기관의 이익과 환자·보험자의 이익이 일치하게 되고,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강결과'에 대해 이 교수는 "단순한 생사나 회복 뿐만 아니라 치료와 회복의 과정·재발·합병증 등 보다 장기적인 결과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외래·입원·검사·시술 뿐만 아니라 인력·시설·영양·교육·지원 등의 서비스를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기존의 진단군별 지불제도(DRG)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묶음형 지불제도(Bundled Payments)'를 정교화 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이 교수는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게 더 많은 보상을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는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묶음형 지불제도'의 구체적 사례로 미국 800곳 병원에서 메디케어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Comprehensive Care for Joint Replacement(CJR)'를 예로 든 이 교수는 "환자가 입원한 날부터 퇴원 후 90일까지 수술 및 재활(혹은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이나 재입원 등)과 관련해 미리 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실제 발생한 비용이 미리 정한 금액 이하이면서 질 지표가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병원에 인센티브를 지불하되, 발생한 비용이 미리 정한 금액 이상일 경우 병원이 일정 부분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병원은 환자에게 제공하는 전체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공급 구조를 재구성 하려 노력하게 되고, 전체과정과 결과 및 비용을 측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지불제도에서 보상하지 않는 서비스라 하더라도 환자의 '건강결과'를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퇴원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해 보다 적극적으로 환자를 관리하게 된다"면서 "환자의 건강결과 향상과 동시에 병원의 이익이 늘고, 보험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체계를 양에서 질로 전환하되, 민간병원과 차별화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공공병원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공공병원은 지역 내에서 수요가 적거나 진료비가 민간부문의 공급을 유도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의료 취약지역 응급의료·산과 의료·호스피스·희귀난치·외상 등을 수행해야 민간병원과 차별되는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공적 지원의 타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정책의료기관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지영건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사례로 제시한 미국과 네덜란드의 경우,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닐 자유가 제한되기 때문에 특정병원에서 제공한 진료의 가치 평가가 용이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고 이용이 다변화된 상태에서 과연 퇴원 이후를 포함하는 병원의 진료 가치가 파악되고 평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진료 전후 환자 상태 변화와 검사결과 자료를 심사평가원이 받을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의료계가 이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한 가치기반 지불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연구원장 이규식)은 <ISSUE PAPER>를 통해 의료개혁 시리즈 '보건의료체계 새판이 필요하다' 기획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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