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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심도 불사" 눈치싸움 속 팽팽한 '신경전'

"건정심도 불사" 눈치싸움 속 팽팽한 '신경전'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7.05.3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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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률 제시 완료, 공급자들 "간극 크다" 입모아
31일 재정소위 밴딩 폭 확정 이후 본격적 협상 시작

▲ 31일 마지막 수가협상날을 앞두고 3차협상까지 모두 끝낸 의협 협상단 ⓒ의협신문 김선경
수가협상 결전의 날을 이틀 앞두고 5개 공급자단체들의 줄다리기가 끝났다. 공급자들은 적정수가가 보전되지 않는다면 건정심행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건정심을 갈 경우 협상장보다 낮은 인상률을 받아드는 게 보통. 그럼에도 공급자단체들이 앞다퉈 건정심 카드를 꺼내는 배경에는 새 정부의 적정수가 공약을 염두에 뒀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공급자단체 중 가장 먼저 3차협상을 진행한 변태섭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언제나 그래왔듯 건보공단과의 갭이 크다. 건정심도 생각 중"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전국 3만 의원을 대표해 비장한 마음으로 인상률을 제시했다"라며 "몰락하는 일차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해 의원급 우선순위를 달라고 요구했다. 효율적인 분배 요구에는 건보공단도 동감했다"라고 밝혔다.

변 단장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3차협상에서 제시한 수치는 '통상적인' 수준. 이로 미뤄볼 때 건보공단의 첫 수는 2% 초반일 것으로 보인다. 의원은 2008∼2011년, 2013년 모두 건정심행을 택했는데 당시 수가인상률은 모두 2% 초반대였다.

지난해 11.4%로 대폭 오른 진료비는 인상률 제시의 걸림돌이긴 하나 의원급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진료비 증가의 대부분을 병원급이 차지하며, 의원급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기 때문이다.

인상률의 키인 추가재정분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급자단체들이 하나같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볼 때 전년보다 대폭 감소할 것이란 예측과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무시하긴 어려우니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중 새 정부의 일차의료활성화 및 적정수가 기조로 볼 때 추가재정분은 작년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 조금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 '만년 2등'이던 의원이 주어진 몫 외 '플러스 알파'를 더 가져갈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올해도 뛰쳐나온 약사회 "추후 협상 어려울 것" 엄포도
이번에도 대한약사회는 뛰쳐나오기를 시전했다. 29일 조양연 약사회 보험위원장은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갭이 컸다"라며 20분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 지난해에도 약사회는 "간극이 너무 컸다"라며 당시에는 15분만에 3차협상장을 나온 적이 있다.

조 위원장은 "논의가 진척이 안 돼 나왔다. 재정지출에 보수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4차협상도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최종 입장을 전달했다. 상황 변화가 없으면 협상을 오늘로 종결하고 건정심으로 갈 것"이라 엄포를 놨다.

약사회에 따르면, 약국은 보장성강화와 상대가치개편의 그 어떤 혜택도 보지 못하는 상황. 그러나 건보공단은 이같은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수치를 제시했다고 비난했다.

조 위원장은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수용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하며 "향후 진행을 두고 내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재정소위에서 밴딩 폭과 인상률에 입장 변화가 없다면 차후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 밝혔다.

건정심 카드를 꺼낸 건 한의협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호 한의협 약무이사는 "이대로라면 한의원을 운영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보장성강화 정책에서 소외된 단체임을 어필했고 건보공단도 이에 동감하는 듯했으나 수가인상의 고려는 없었다. 건정심행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최근 5년간의 협상 중 올해가 가장 힘든 것 같다. 건보공단은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본 결과 한의협의 경우 오히려 수가인하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라며 "이대로라면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라고 잘라말했다.

지난해 진료비 증가 폭이 가팔랐던 병협은 "매우 실망스럽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박용주 병협 상근부회장은 "수가협상은 진지한 자세로 실효성 있게 합의하는 과정이다. 공단이 제시한 수치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병원의 의료질 향상 노력과 환자안전 보전 등의 투자비용이 전혀 고려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중소병원들은 고사 직전이다.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라며 "이같은 현실이 수가인상으로 조속히 극복돼야 한다. 더 진전된 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가재정분을 확정하는 재정소위는 31일 오후 6시 열린다.  4차협상은 재정소위 전 진행 예정으로, 한의협 2시 30분, 병협 3시, 의협은 4시, 약사회 4시 30분, 치협 5시로 각각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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