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보건의료정책 관련 공약에서 보편적 보장성 강화 정책을 제시한 것과 관련, 한국임상암학회가 암 질환(항암신약 보험급여화 등) 관련 내용이 정책에 우선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바란다'를 주제로 19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10여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학계 및 환자들이 건강 불평등 없는 암 보장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보편적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자칫 암 환자들에 대한 정책이 뒷전으로 밀려날 것을 우려해 항암신약 등에 대한 급여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주고, 다른 정당에서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협치의 차원에서 적극 수용해줄 것도 요구했다.

무엇보다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건강보험재정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담뱃세 국고 인상분을 암 예방 및 치료비 보장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고민해줘야 한다는 정책 제언도 했다.

한국임상암학회는 19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암환자가 문재인 대통령에 바란다'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대통령 및 주요 정당이 대선 과정에서 제안했던 암 보장성 공약사항을 검토하고, 암 보장성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줬으면 하는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김봉석 교수(한국임상암학회 보험정책위원장/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주요 정당의 공약사항을 비교하면서 "모든 정당이 공통적인 공약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강조했다"며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한 전반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담뱃세 인상분의 건강보험 재정 및 건강증진기금 활용 모색, 저소득층 의료비 부담 경감제도 마련(본인부담 상한선 경감, 재난적 의료비 대상 확대)이 공통적인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건강보험의 보편적 보장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보건의료 정책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은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기 때문에 다른 정당의 보건의료정책 공약에도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의당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항암신약 건강보험 급여확대 및 급여 등재절차 신속, 항암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을 OECD 수준으로 향상, 암 검진 본인부담 면제 및 암환자 의료비 지원대상 단계적 확대(5대암→전체암), 암 생존자 통합지원센터 구축, 그리고 정의당에서도 담뱃세 국고 인상분을 암 예방 및 치료비 보장에 사용하겠다고 한 공약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정한 의료 기회 보장 및 암의 보편적 사회적 부담을 고려한 암치료 보장성 정책 수립을 위해 환자 중심 암치료환경 조성을 위한 '암 보장성 강화 국민참여 협의체'(가칭)를 설립해 운영할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패널토의에서도 보편적 보장성 강화로 오히려 암 등 중증 환자들에 대한 정책지원이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할 때 암 환자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기를 희망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항암신약에 대한 접근성도 높여줘야 한다는 기대가 컸다.

이대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보편적 의료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며 "암과 같은 특정질환을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질환에 대해 정부가 지원정책을 넓힐 것인지 명확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정된 자원을 갖고 4대 중증질환을 보장한다고 했던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결론적으로 암 환자의 의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보장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를 한 김봉석 교수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각 정당들이 제시했던 공약들을 비교하면서, 새 정부는 보편적 보장성 강화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 제시한 공약들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암으로 인해 경제적 파탄이 일어나는 소위 '메디컬 푸어'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새 정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라며, 다양한 계층이 모여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진영 대표(한국신장암환우회)는 "암 환자들에게 약은 생명연장의 의미"라며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정책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또 "항암신약에 대한 경제성평가를 할 때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면서 느끼는 삶의 질에 대해서도 평가가 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민환 대표(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는 "고가의 항암신약은 대부분 비급여이기 때문에 정부가 어떻게 합리적인 정책을 펼쳐나갈 지 궁금하다"며 "향후 5년 이후에 말로 끝나는 정책이 됐을 때 암환자들이 받는 정신적인 충격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항암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해 신속한 급여화가 필요하며, 경제성평가를 통해 약가를 적정하게 책정하는 등 약가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의견들에 대해 곽명훈 과장(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항암신약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도 적정한 가격을 알기 힘들다"며 "국가별로 가격이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평균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지 애매하고, 의학논문을 보더라도 신약 가격을 다룬 내용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제약사들이 사회적 공헌 활동의 개념으로 객관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정부는 그에 따라 약값 지원 등 각종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펴는 게 올바른 방향인데 아직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과장은 "오늘 심포지엄에서 협의체 구성에 대한 제안들이 나왔는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정책결정과정에서 협의체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