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상임대표(왼쪽)와 노희천 상임운영위원이 한의사들의 리도카인 등 현대 의약품 불법 사용 실태와 보건복지부의 전수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불법 주사제를 투여한 한의원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의사총연합은 19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의사가 리도카인을 투여해 사망한 사고 외에도 한의원에서 불법으로 주사제를 투여하는 사례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의사들이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사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한의사의 불법 현대 의약품 사용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범죄 행위"라면서 "한의사들의 불법으로 현대 의약품을 사용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현대 의약품이 한의원에 상당히 유통되고 있다"고 밝힌 최대집 전의총 상임대표는 "보건복지부는 한의사들이 불법으로 리도카인을 비롯해 현대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태를 전수 조사해 재발 방치 대책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경기도 오산의 A한의사가 현대 의약품인 리도카인을 불법으로 환자의 경부에 주사해 심정지 상태로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고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최근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5일 경기도 A한의원 한의사는 목 주위 통증을 호소한 환자에게 리도카인을 투여했다. 리도카인을 투여받은 환자는 혼수상태로 응급 후송돼 중환자실에 입원,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뇌 CT상 뇌실질의 광범위한 허혈성변화와 회백질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손상을 입은 끝에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도카인은 의료기관에서 국소마취제로 신경의 전달을 차단, 통증을 덜 느끼게 하거나 응급 시에는 고용량을 투여해 심장방실세동을 막을 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 의료법상 의사만 사용할 수 있으며,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화성동부경찰서는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전의총은 사망 사건에 연루된 한의사를 대검찰청에 형사고발, 대한의사협회의 고발 건과 함께 병합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집 전의총 상임대표는 "한의사들의 리도카인 사용이 이번 오산 사례 한 건의 예와 같이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리도카인 이외에도 현대 의약품이 한의사들에게 불법적으로 유통돼 사용하고 있는 실태도 일부 파악했다"고 밝혔다.

최 상임대표는 "한의사들이 카페를 통해 통증이나 비만 치료에 사용하는 주사제를 비롯한 현대 의약품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한의사를 상대로 스테로이트와 리도카인 주사법에 대해 교육을 하는 사례도 파악됐다"며 "한방 의료기관에 전문의약품을 불법적으로 공급하는 약품 도매상과 제약회사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희천 전의총 상임운영위원(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은 "리도카인 부작용은 드물게 알러지와 같은 아나필라틱 쇼크가 있고, 혈관 내 주입 시 어지러움·이명·현훈·의식소실·호흡저하 등 중추 신경 이상이 오기도 한다"면서 "심한 경우 심박수 증가·빈맥·혈압 저하·심박수 저하 등 위험상 상태가 되고, 경막 안으로 들어갈 때는 사지마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 운영위원은 "주사제는 아주 소량으로도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지식과 교육을 통해 대처할 수 있는 의사 면허 취득자 외에 사용하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선룡 전의총 법제실장(변호사)는 "불법 주사나 투약으로 인한 사고는 고소나 고발을 하지 않으면 드러나는 사례가 5%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적다"며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의 위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