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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즐기자"
"혼밥,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즐기자"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5.1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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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혼밥, 국민건강 위협...의협, 선제적 대응방안 모색
국회서 심포지엄 개최...습관·인식 개선, 법·제도 보완 '필수'

▲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16일 국회 심포지엄을 주관하고 '혼자 밥먹는 사람' 일명 혼밥족이 선호하는 간편식품의 영양 불균형과 위생 문제로 인한 국민 건강 위해요소 제거를 위한 선제적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의협신문 김선경
혼자 먹는 밥, 일명 '혼밥'이 국민 건강 위험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사회적 경계령이 내려졌다. 혼밥족을 위협하는 주요 질병으로는 당뇨·고혈압·이상지혈증·우울증 등이 꼽혔다.

혼밥족은 대부분 편의점 등에서 쉽게 접하는 간편식품인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 등을 선호하는데, 이들 간편식품의 나트륨 과다 함유, 영양 불균형, 열량 부족, 위생 등 안전 문제 등이 건강 위해요소로 지목됐다.

대한의사협회는 16일 국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천정배 의원(국민의당),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 등과 함께 '혼자 먹는 밥, 건강하게 먹기'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식품안전의 날' 주간을 맞아 기획된 심포지엄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혼밥족에게 예견되는 건강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의협 국민건강위원회가 주관했다.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국민영양조사,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최근 3년간 아침에는 5명 중 2명, 점심에는 4명 중 1명, 저녁에는 5명 중 1명이 혼자 밥을 먹는다.

특히 아침에는 19∼29세 청년층의 47.2%가 혼자 식사한다. 세끼 모두 혼자 밥먹는 인구비율도 1인 가구의 9%다. 65세 1인 가구의 혼자 식사 비율 또한 매우 높다.

혼밥족은 대부분 직접 집에서 조리해 식사하기 보다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간편식품을 구입해 식사를 하는데, 이들 식품에는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한 나트륨이 과도하게 함유돼 있으며, 지나치게 육류 위주로 구성돼 영양 균형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혼밥' 심포지움에 참석한 국민의당 천정배의원, 더불어민주당  권미력 의원,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사진 왼쪽부터) . ⓒ의협신문 김선경
또한 이들 식품은 거의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게 되는데 용기와 함께 가열함으로써 발생하는 환경호르몬과 식품 가공 시 위생상태 관리가 허술해 건강 위해요소가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혼반족이 간편식품과 함께 많이 소비하는 배달음식 역시 위생 등의 문제를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다.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노화산업단장, 윤영숙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수현 소비자시민모임 실장, 김미자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식품건강분과위원회 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혼밥 트렌드가 이미 간과할 시기를 넘어섰다며 혼밥문화 확산으로 야기될 국민 건강 위해요소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미자 위원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국의 91.8%가 혼자 식사를 했다. 혼밥하는 사람의 영양 불균형, 비만, 위장질환 등 우려, 식사를 대충하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 그리고 밥을 빨리 많이 먹어 비만과 당뇨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각종 건강지표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발표한 1인 가구의 식행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메뉴는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 순으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보다 간편식 비중이 높았다. 이런 음식에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다량의 나트륨이 첨가되고, 감미료나 색소도 다량 사용된다. 이는 고혈압과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인스턴트 가공식품의 포장 용기에 담긴 폴리스티렌 등의 성분은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자레인지에 오래 데우면 환경호르몬이 배가돼 생식·면역기능과 신경계 영향 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혼밥족 건강 위해요소 제거를 위해 제시한 대안들은 모두 생활습관 변경, 관련 정부 부처 간 협의를 통한 제도 개선,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혼밥문화가 국민 건강 위해요소로 부상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관련 전문가와 정부 부처와 함께 위해요소 제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우선 혼밥족이 가공식품보다 원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섭취하고, 그 중에서도 단백질과 채소가 충분한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밥 할 때는 TV나 스마트폰을 피하는 게 좋다고 제언했다.

우리보다 1인 가구 시대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경우 금연, 음식과 술 적게 먹기, 사람을 자주만나고 많이 움직이기 등 권고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와 함께 가공식품에 영양소와 성분명 표시 확대, 식품위생법 개정 등 법적 보완, 대국민 식품안전교육 강화 등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건강증진과장은 "혼밥족이 자주 먹는 가공식품의 나트륨 과다, 영양 불균형, 열량 부족, 안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잘 연구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이런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혼밥족들이 생활습관을 바꿔서 실천해야 해결되는데, 실천 유도가 쉽지 않다. 방송사들의 경쟁적 먹방도 자제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혼밥족이 이해하기 쉽도록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특히 심각한 노인 혼밥 문제 해결을 위해 노인 방문건강관리사업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들으면서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정진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장은 "선진적 식품관리기준 적용, 식품 운반·유통 및 냉장 보관 관리 강화, 주기적 식중독균 검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라면, 햄버거, 샌드위치 등 혼밥 주요 매뉴에 '필요 영양 함량 기준 표시제'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편의점 위생관리 강화, 편의점을 접객업소로 편입시켜 기존 제도권 관리 방안을 적용해 관리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혼밥문화가 국민 건강 위해요소로 부상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관련 전문가와 정부 부처와 함께 위해요소 제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회장은 먼저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간편식이나 외식을 무조건 경계하기 보다는 혼자서도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전문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인 노력과 분위기 조선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간편식 제공업체, 식품 유통 과정, 이를 이용하는 국민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법적, 제도적 보완을 통해 혼밥하는 국민에게 건강한 식사가 제공돼야 하며, 이를 위해 의협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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