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21:53 (금)
의료계 "의사 부족 주장은 현실 동떨어진 추계"

의료계 "의사 부족 주장은 현실 동떨어진 추계"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5.08 16:5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보사연 '보건의료인력 수급전망' 비판
"의사 밀도 매우 높아...지역 간 불균형 문제"

 ▲ 국토면적 대비 의사밀도 국가별 현황

오는 2030년에 의사 76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정부 추계 발표에 의료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의 의료인력 수급 문제는 숫자 부족이 아닌 지역간 불균형이 핵심이며, 약 10년 후면 OECD 평균보다 의사 수가 많아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에서 2030년에 의사는 7600명, 간호사는 15만8000명, 약사는 1만 명이 부족하고, 치과의사 3000명, 한의사는 1400명이 과잉 공급되는 것으로 추계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8일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추계"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우선 보사연이 의사의 근무일수 기준을 265일로 가정한 것부터 오류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의료기관이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 진료를 수행하기 때문에 실제 근무일수는 300일 내외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의사의 실제 근무일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요양기관 청구내역 등을 확인하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265일로 근무일수를 가정한 것은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보사연은 또 '의료인력 1인당 환자 수'를 2012년을 기준으로 설정했으나 약 20년 후인 2030년에도 1인당 환자 수가 동일한 것으로 가정해 수급추계 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보사연 수급추계를 반박했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임상분야 활동의사는 약 9만 5000여 명, 인구 1000 명당 활동의사 수는 1.8명으로 2010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증가 추세에 있지만, 활동의사 1인당 국민 수는 2010년 615명이었으나 2015년 542명으로 약 12% 감소했다. 의사 공급은 증가하는데 수요는 감소한다는 것이다.

 ▲ 인구 1천 명당 활동의사 수 연평균 증가율

특히 2028년 이후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OECD 회원국 평균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됐다.2013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인구 1000 명당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OECD 회원국의 평균인 0.5%보다 크게 높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0.6%)이 활동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3.1%)보다 낮으므로 보사연 발표와 같은 총량적 차원에서 수급 추계보다는 의료공급 대비 의사수요에 대한 보다 정밀한 추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인력 수급의 문제는 수도권·대도시 집중 현상, 즉 지역 간 불균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2.2명이지만, 국토면적 대비 의사밀도는 10.9명으로 매우 높다.

의협은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사 수를 더 늘리려는 정부 정책은 지금도 높은 의사밀도를 더 높여 과밀화를 조장할 수 있는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의료인력 신규배출을 늘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지만, 의료취약지 해소 등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 문제는 그런 식의 엉성한 정책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며 "보다 정밀한 상황분석과 의료인력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정책이 함께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사연의 수급추계에 직종별 평균 근무일수 차이, 지역 간·의료기관 간 분포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건복지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무리하게 발표한 것은 의료인 정원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