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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의 아이폰은 테노포비르"
"길리어드의 아이폰은 테노포비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7.04.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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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길리어드코리아 사장

이승우 길리어드코리아 사장
이승우 길리어드코리아 사장과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찬성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반대했다.

최근 대선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동성애 혹은 동성혼 찬반에 대한 얘기다. 사실 동성애 혹은 동성혼 문제는 서구에서는 낙태 찬반과 함께 오래된 대선 쟁점 중 하나다.

이 사장은 인터뷰에서 동성애 혹은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 "찬성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성소수자와 남녀·나이·인종·종교의 차이를 초월해 다양성을 포용하고 인정하는 한국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길리어드의 로고를 설명하며 "정직과 함께 포용은 길리어드의 양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오래된 대선 쟁점이 튀어나온 이유는 길리어드가 굵직굵직한 HIV 치료제를 개발해 성공기반을 다진 글로벌 제약사이기 때문이다.

길리어드가 출시한 HIV 치료제 '트루바다'는 아직도 HIV 치료제 조합의 뼈대를 담당하는 스테디셀러이다. 트루바다를 뼈대로 한 '스트리빌드'는 하루 한 알 복용법으로 출시 당시 HIV 치료제 중 복용편의성의 끝판왕이라 불렸다.

스트리빌드보다 '테노포비르' 용량을 1/10로 줄여 부작용을 낮춘 '젠보야'까지 최근 출시하면서 길리어드의 역사는 곧 HIV 치료의 발전이라고 봐도 된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 탓인지 길리어드는 HIV 치료 뿐 아니라 감염환자의 삶의 질과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한다.  

HIV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제를 만드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환자의 인권까지 지원하는 길리어드 정신에 존경을 보낸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자칫 꺼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소신을 밝힌 이 사장에게도 역시 박수를 드린다.

<일문일답>

최근 가장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로 불리는 길리어드의 장점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창립때부터 지금까지 길리어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중 아직 환자의 요구도가 큰 질환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어떤 회사보다 '사이언스 포커스'가 강하다. 최고 경영자 3명이 모두 화학 박사다. 의사 결정이나 회사를 이끌어 가는 중심에는 늘 과학과 환자가 있다. 지금과 같은 성공을 위해서 우리는 적지않은 리스크를 감수하기도 했다.

길리어드 역사에서 2012년은 파마셋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해라고 할 수 있다. 파마셋은 만성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를 개발한 회사다. 당시 파마셋을 인수하는데 많은 반대가 있었고 인수 직후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소발디와 하보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됐다. 회사의 톱리더가 사이언티스트였기 때문에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본다.

올해 길리어드코리아의 치료제 중 주목해야 할 약이 있다면?

올해 HIV 치료제 '젠보야'와 '데스코비',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베믈리디'를 출시한다. 9월에는 트루바다의 적응증을 HIV 예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두 중요하다. 지난해 급여된 만성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도 환자접근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작정이다.

이승우 길리어드코리아 사장
2016년 성과는 어땠나?

IMS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은 전년대비 매출액이 90%나 커졌다. 지난 3년간 평균 37%씩 성장한 셈이다. 수치적인 성장도 성장이지만 만성 B형, C형 간염 치료와 HIV 치료 영역에서 리더가 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내부적으로 길리어드코리아를 알리는 것과 직원의 역량 개발 부분이 미흡했다고 판단돼 개선하려고는 한다.

길리어드가 제약계의 '애플'이란 말이 있다.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혁신적인 제품을 많이 내놔서 그런 것 같다. 그럼 길리어드의 '아이폰'이라할 수 있는 치료제를 꼽자면?

길리어드의 아이폰은 항바이러스제 '테노포비르'라고 생각한다. 길리어드는 애플과 비슷한 면이 있다. 작은 조직이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한다.

잘할 수 없을 것 같은 부분은 파트너십 통해 해결한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유연할 수 있는 배경이다. 길리어드는 제조의 경우 대부분 아웃소싱이다. 판매 역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한다. 한국에서는 유한양행이 길리어드의 좋은 파트너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리어드가 올해 처방액 1위 치료제가 됐지만 11월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후속약으로 스위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버지가 만성 C형 간염으로 돌아가셨다. 당시만 해도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었다. 지금은 12주 복용으로 90%가 완치된다. 우리가 회사에 충성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이유이다.

HIV 치료제도 계속 나온다. 특허가 남아있는데 왜 계속 후속약을 개발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어떤 질환이든지 완치를 해야 한다는 게 길리어드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은 완치됐다. 이제 만성 B형 간염과 HIV 감염을 완치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해 질병을 완치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와이어스와 MSD,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길리어드코리아로 자리를 옮길때마다 좋은 영업성과로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이 있다.

과한 표현이다. 운이 좋았다. 4개 회사 모두 좋은 회사였다. 뛰어난 분들과 같이 일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좋았다.

다국적 제약계에 이승우 사단이 있다는 말이 있다. 4개 회사를 거치는 동안 옆에서 함께 한 동료를 말하는 것 같다. 늘 쓰는 사람만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랫동안 다국적 제약계에 있다보니 동료가 많다. 정연심 길리어드코리아 현 전무도 그 중 한 명이다. 정 전무는 길리어드가 막 설립될 때부터 함께 해줘 고마워하고 있다. 당시 길리어드코리아는 사장 한 명 달랑 있는 1인 기업이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나를 보고 와줬다. 늘 쓰는 사람과 쓴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 지원이 많은데 그 중 몇명만을 쓴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험지임에도 함께 해준 거다.

이승우식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우선 길리어드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야 그 가치를 이루려고 솔선수범하고 고민하고 희생할 수 있다. 같이 나누고 함께 가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직원 채용을 신중히 하는 편이다. 그 사람이 뛰어난 인재인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치 명품 옷도 안맞는 옷이 있는 것처럼 뛰어난 스펙의 인재라도 우리하고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길리어드는 채용이 까다롭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오래 성장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이 58명이다. 작다면 작은 조직이지만 그렇다고 소통이 쉬운 규모는 아니다.

매달 전직원이 본사에 모여 회의한다. 작은 조직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모임도 자주 열린다. 다만 회사를 외부에 좀더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지 않았나 생각한다. 홍보담당자도 없다.

약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회사 홍보에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올해가 마침 설립 30주년이다. 한국 법인은 6년됐다. 짧은 역사지만 과학적이면서 환자 중심적인, 윤리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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