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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호르몬요법, 암 발생 위험 부작용 과장됐다"

"폐경호르몬요법, 암 발생 위험 부작용 과장됐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4.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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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치료제 따라 유방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 다르다
폐경학회, "극히 일부 환자 제외하고 사용해도 안전" 강조

대한폐경학회는 '폐경호르몬요법'의 암 발생 부작용 이슈가 너무 과장돼 있어, 유관학회 관계자들과 안전성을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여러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논의하고 많은 환자들이 호르몬요법 치료를 받기를 기대했다.
대한폐경학회를 중심으로 폐경호르몬요법(MHT)을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작용의 위험성이 알려져 있지만, 극히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 갱년기 여성들에게 사용해도 괜찮다는 이유때문.

폐경호르몬요법은 갱년기의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을 인공적으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호르몬요법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경기에 발생하는 문제점인 안면홍조·골다공증·불면증·비뇨기계통의 위축 등의 증상을 호르몬을 직접 투여해 빠르게 증상을 경감시킨다는 면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암 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폐경호르몬요법이 폐경증상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한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2002년 미국국립보건원(NHI)이 지원한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인 WHI(Women's Health Initiative)연구 발표 후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알려지면서 사용량은 급감했다.

WHI 연구에 따르면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자궁내막증식증과 자궁내막암 위험을 증가시키고, 장기간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에서는 유방암 발생 부작용 이슈가 불거졌다.

이후 다른 연구에서는 유방암 발생 위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거나, 유방암 발생 위험성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안전성 이슈는 계속 진행중이다.

이처럼 안전성 논란에도 국내 전문가들은 폐경호르몬요법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으나,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때문에 상당수의 폐경 환자들이 호르몬요법을 통한 치료 대신 민간요법, 생약 성분의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대증적 요법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폐경학회는 호르몬요법을 사용해도 괜찮은 환자들조차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12일 오후 6시 서울시 양재동 엘타워에서 유관학회(한국유방암학회·여성심장질환연구회·대한골다공증학회·대한골대사학회)와 호르몬요법의 안전성과 환자에게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를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병구 대한폐경학회장(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는 "최근 임상시험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폐경 10년 이내에 시행된 MHT는 관상동맥질환을 48%, 전체 사망률을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암 위험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우리나라 폐경여성에서 MHT의 사용은 극히 제한적이 됐다"며 "폐경학회는 '폐경호르몬요법과 암'이라는 주제로 유관학회의 오피니언 리더와 산부인과 내분비전공 의사들과 함께 유방암을 비롯한 여러 중요 여성암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호르몬요법의 문제점이 너무 부각되다보니 MHT를 사용해도 될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는 일이 발생해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MHT를 써도 괜찮은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폐경호르몬요법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김미란 교수(가톨릭의대 산부인과)는 우리나라 암 발생 현황을 발표하면서 유방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여성암 중 유방암 암 발생률이 72.1%로 2위이며, 사망률은 8.9%로 6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 "순환계통 질환의 성별 사망률을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높다"며 "사망률 관점에서 접근할 때 폐경 여성에서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보다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김훈 교수(서울의대 산부인과)는 WHI 연구결과에 대해 소개하면서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이 유방암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궁이 있는 경우 자궁내막암 예방을 위해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고 있으며, 자궁절제를 시행한 경우 에스트로겐만 투여한다"고 말했다.

또 "WHI 연구결과를 보면 에스트로겐 단독요법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은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자궁을 절제맏은 여성에게 사용하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오히려 유방암을 감소시켰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 환자군에서 유방암은 과거 사용자에서 증가했고, 폐경 후 언제 호르몬 치료를 시자했는지에 따라 유방암의 위험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자궁이 있는 일발 여성에게 사용하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의 경우에도 프로게스테론의 종류에 따라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다이드로게스테론과 미분화 프로게스테론 등의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하는 경우는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MPA(medroxyprogesterone acetate) 라는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한 WHI 연구의 결과에서도 유방암 위험성의 증가는 25% 정도인데, 이런 위험성 증가는 불규칙한 수면습관이나 밤샘작업, 4㎏ 이상의 체중 증가가 증가시키는 위험성 정도보다도 작은 증가"라고 말했다. 즉, 호르몬치료가 유방암을 증가시키는 정도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는 것.

또 "티블론에 관련된 RCT에서는 유방암의 위험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티볼론이 열성 홍조 등의 혈관운동증상은 물론 비뇨생식기 위축 등 폐경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호르몬요법보다 유방통증, 유방밀도 증가, 질출혈 빈도가 낮고, 골밀도를 늘리고 골절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을 증가시키지 않아 호르몬요법 치료제와 함께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덧붙였다.

신정호 폐경학회 홍보위원장은 "폐경기 증상으로 불면증과 안면홍조 등으로 정상적인 삶이 힘들 정도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음에도 폐경호르몬치료를 선뜻 시작하기 주저하는 이유는 유방암에 대한 공포가 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폐경호르몬치료가 유방암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받고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늘 유관학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호르몬요법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 홍보위원장은 "자궁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호르몬요법이 적절하고,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안전하게 호르몬요법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유방암을 떠나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며 "60세 이전 여성에서 폐경호르몬 치료는 당뇨의 발생을 줄여주고 대장암 발생 감소 등 전체 사망률을 낮춰주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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