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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회, 노인의료·1차 의료 강조하는 이유
가정의학회, 노인의료·1차 의료 강조하는 이유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4.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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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만성질환 속수무책...'일차 의료' 지원해 예방·관리해야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일차 의료' 강화 정책 만들어야"

▲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고, 당뇨·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급성기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로는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에 대비할 수 없습니다."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은 4일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3월 24∼26일 제주컨벤션센터) 결산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이 급성기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로는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와 3개 이상의 복합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의 의료비 증가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며 "삶의 질 저하·의료의 분절화·신속한 신종 감염병 대응 등을 위해서는 일차 의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자치부가 집계한 2016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인구는 5169만6126명. 이중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99만 5652명으로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22만 551명(3.26%)이 증가했다

9년 뒤인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20%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를 보면 2016년 총진료비는 64조 5768억 원으로 이중 노인 진료비가 38.7%(25조 9187억 원)를 차지했다. 노인 1명당 월평균 진료비는 32만 8599원으로 전체 1명당 월평균 진료비(10만 6286원)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진료비 가운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진료비는 24조 9896억 원으로 38.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자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차 의료가 노인의료와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질병치료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양 이사장은 "가정의학회가 노인의료와 일차 의료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내년부터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 과정에 노인의학을 필수적으로 이수토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9000여 회원 중 1200여명이 참석한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건강장수, 노인의학 전문가인 가정의와 함께'를 주제로 노인의학 발전 방향과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일차 의료 의사의 역할을 모색했다.

대한가정의학회와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를 중심으로 일차 의료와 노인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물론 의료계·시민사회의 인식은 낮은 실정이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를 걱정하면서도 일차 의료의 기능과 역할에 변화를 주는 정책이 나올 때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주치의제도 아니냐"며 곱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시민사회단체는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노출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의사선택 환자 우대제도'라는 형태로 일차 의료를 강화하면 효율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관리하면서 총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일차 의료 역할을 수행하는 모든 진료과가 함께 참여해 노인 의료와 일차 의료체계를 튼튼히 해야 초고령사회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대한가정의학회를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강재헌 정책이사·윤종률 노인특별위원회 위원장·양윤준 이사장·백유진 학술이사·송홍지 홍보이사.ⓒ의협신문 송성철

가정의학회는 지역사회 일차의료시범사업(2014∼2016년)에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시작한 '만성질환 관리 사범사업'이 일차 의료 기반 구축이라는 새로운 몰꼬를 터 주길 기대하고 있다.

강재헌 가정의학회 정책이사(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는 "지금과 같이 대학병원에서 중환자만 보다가 동네의사로 개원하는 상황에서는 일차 의료 의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일차 의료는 질이 낮다는 인식을 바꿀 수 없다"면서 "동네의사가 제대로 일차 의료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예방이나 관리 등 일차 의료 역할에 대한 수가를 신설하고, 내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 등 전공의 수련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송홍지 가정의학회 홍보이사는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지만 일차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적 접근과 종합적 관리체계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며 "일차 의료의 본질적인 역할과 가치에 대해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일차 의료를 확산시키는 것이 국민의 건강을 올리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 의료비 증가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한 일차의료에서의 노인건강관리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노화·뇌 건강 등을 비롯해 포괄적인 노인 진료를 주제로 연수강좌가 열렸다.

우울증·만성질환·항우울제 등 개인 정신건강과 가족 정신건강을 위한 일차의료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교육했다.

심뇌혈관질환 1차예방 가이드라인 제2판 출판기념회도 열였다. 제2판에는 2013년 첫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바뀐 임상 근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의사들이 알아야 할 심뇌혈관질환 검사와 수면무호흡·불안증 등의 질병도 다뤘다.

비암성 호스피스 완화의료와 일차의료의 역할·근거중심 진료의 실제·정밀의학 기반의 맞춤 건강 관리·진화의학·감염성 질환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와 토론도 이어졌다.

노화와 뇌 건강·노인건강증진 세미나·포괄적 노인평가를 포함한 노인의학 코어리뷰 등 노인건강에 관한 강의와 세미나도 선보였다.

우울증을 동반한 만성질환자에 대한 ICT 활용 등 신개념 건강관리·m-health의 현황과 방향·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약물건강위험 세미나·마음챙김을 활용한 금연치료 등 보건의료분야의 최신 지견도 공유했다.

'일차의료 절달체계 세미나'에서는 이용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을 초청, '일차의료 전달체계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 대한가정의학회는 24~26일 제주컨벤션에서 '건강장수, 노인의학 전문가인 가정의와 함께'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어 노인의학 발전 방향과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일차 의료 의사의 역할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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