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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 원인 '간병인' 부재

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 원인 '간병인' 부재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3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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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의료인 배치·삭감·스프링클러 설치 등 정부 대책 비현실적
이윤환 총무이사 "의사 불끄는 사람 아냐"...요양병원협회 세미나 발표

▲ 3월 30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춘계 학술세미나에서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와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21명의 사망자를 낸 2014년 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의 원인은 간병인력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간병비가 급여화 됐더라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윤환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총무이사(경도요양병원 이사장)는 3월 30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춘계 학술세미나에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에 관한 주제발제를 통해 "높은 간병비 부담 때문에 야간에 간병인력이 없었고, 40명이 입원한 병원에 야간 근무자라고는 간호조무사 1명이 전부였다"면서 "화재는 24분 만에 진화됐지만 창문을 열 사람이 없어 연기에 질식사한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는 화재 참사 이후 간병비 급여화는 외면한 채  요양병원 당직의료인 배치·수가 개편과 삭감·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등 규제 정책을 쏟아냈다"고 지적한 이 총무이사는 "의사가 불 끄는 사람이냐"면서 비현실적인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 총무이사는 "간병비를 지원하지 않는 정책이 계속되면서 간병인력에 대한 비용을 떠안은 채 적은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돌봐야 하는 요양병원들이 기저귀를 채우고, 신체를 구속하는 저질 간병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면서 "인권을 존중하는 존엄케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간병비를 급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이 많은 사람은 간병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병원에 가고, 가난한 사람은 저질 병원에 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 이 총무이사는 "간병비를 급여화 하면 전국 어느 요양병원에 가더라도 같은 금액으로 양질의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간병비를 급여화 하면 의료적 처치가 필요함에도 요양시설(요양원) 있는 환자가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고, 요양시설에서는 케어만 필요한 사회적 입원환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권을 보호받으며 존엄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요양병원 간병비 수가와 요양병원 시설·기능 재정립을 통해 환자의 구성을 재정립 하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면서 "요양병원에도 골든타임이 있고, 노인의료전달체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들었다. 대안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선우덕 보건사회연구원 장기요양연구팀장은 "재활전문·암요양·호스피스 등의 역할을 하는 요양병원이 있는가 하면 요양원과 다름없는 요양병원이 있어 수준 격차가 다양하다"면서 "이런 문제부터 정리하지 않고 간병비를 급여화 하면 좋은 요양병원이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우 팀장은 "간병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 기준부터 만들어 시범사업을 실시하하고,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세훈 대한노인회 행정부총장은 "대상자를 엄격히 선별하고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공공의료와 노인의료의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첫 단추를 잘못 뀄다면 다시 풀어서 채워야 한다"며 "고령사회를 기점으로 건강보험의 적절한 사용과 노인의료 중심사회로 의료정책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선태 노인요양병원협회 보험위원장(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을 위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서 요양병원이 제외됐는가 하면,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은 간호인력 대란으로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며 "똑 같이 보험료를 내지만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르신에 대해서는 간병비를 지원하지 않은 채 차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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