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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흡입제, 상종은 '핫'한데 의원은 '찬밥'
천식 흡입제, 상종은 '핫'한데 의원은 '찬밥'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7.03.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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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환자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률, 상종은 의원급 4배
까다로운 사용법과 과거 삭감사태, 수가 부재로 처방 꺼려
 

천식으로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10명 중 9명이 흡입 스테로이드(ICS) 처방을 받지만, 의원급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무조건적인 처방률 높이기에 나서기보다는 중증도 등 종별 특성을 고려한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3차 천식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의원급 ICS 처방률은 20.09%로 가장 낮았다. 이번 평가에서 상종이 88.2%, 종병이 68.6%의 처방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4배까지 차이나는 것이다.

지난 1∼2차 적정성평가 때도 의원급은 각각 16.42%와 17.8%로, 처방률이 올라가고는 있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차 평가의 ICS 처방률 평균이 30.62%인 점을 고려할 때 의원급은 전체 평균을 모두 깎아먹는 '낙제생'인 셈이다.

ICS는 천식에 가장 효과적인 항염증제제로, 고농도 약제를 기도점막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세계천식기구(GINA)도 1차 치료제로 ICS를 권고하고 있다.

이 좋은 약제가 의원급에서 유독 힘을 못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비교적 환자 중증도가 낮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 ICS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용법이 까다로운 것도 한몫한다.

ICS는 숨을 들이마실 때 약제를 흡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처음 처방받는 환자에게는 사용법을 알려주고 제대로 흡입하는지 등을 교육하는 데 최소 10∼20분이 소요된다. 약제보다 까다롭고 불편하지만 이를 기꺼이 감내할 만한 교육이나 상담수가는 없다.

A내과의원장은 "ICS가 천식치료의 대세는 맞다. 그러나 당장 숨이 가쁜 환자는 먹기 편한 약제를 찾지 ICS를 원하지 않는다. 노인과 어린이들은 더더욱 그렇다"라며 "길게는 30분씩 사용법을 교육해야 하는 것도 아무런 보상기전이 없는 의원급에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노인환자가 많은 천식 특성상 노인정액제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용량 등에 따라 ICS 환자부담금만 최저 1만 6000원에서 최고 5만 5000원으로 비싸다.

2012년 대대적으로 ICS를 삭감한 것도 처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는 급여기준이 완화됐지만 당시 기억이 악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폐기능검사 후 처방해야 하는 일부 약제를 검사 없이 처방해 삭감됐다. 2014년부터 일부 약제의 경우 폐기능검사 없이도 '중증도로 인해 필요하다'는 코멘트를 적을 경우 삭감되지 않도록 급여기준을 완화했다"고 했으나 처방률은 답보 상태다.

하지만 낮은 의원급 처방률을 상종과 단순비교하는 건 타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종별로 환자 중증도가 다르다. 천식으로 상종이나 종병을 가는 환자들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때문에 의료진의 처방률도, 환자들의 ICS 수용도도 높다"라며 "다만 ICS가 가장 효과적인 천식 치료제인 만큼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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