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2인 판정 수가를 기존보다 3배 인상하고 전문의 2인 판정 기준도 대폭 완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경정신의학회는 완화된 조건을 수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개정 정신보건법 관련 갈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취재 결과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입법 예고한 개정 정신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대폭 수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정신질환자의 자·타해 위험 범위를 확대하고, 강제입원 판정 기준을 국·공립병원과 지정 의료기관 전문의 2인 이상이 입원 판정을 할 경우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정신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 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입법 예고에서 원칙적으로 강제입원의 경우 국공립병원 또는 지정 의료기관 전문의 2인 입원 결정을 통해 하도록 하고, 다만 전문의 인력부족시 1회 한해 강제입원 결정을 연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신경정신의학계에서는 2인 진단에 민간의료기관 전문의를 참여시키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신경정신의학계의 요구를 일부 수렴해 기존 1만 8000원 수준이던 강제입원 판정 수가를 5~6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제입원 판정 의사 파견이 가능한 지정 의료기관 기준도 애초 국·공립병원에서 민간의료기관 참여가 가능하도록 완화했으나, 지금은 민간의료기관 종사 전문의의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판정 의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아가 강제입원 판정 관련 전문의 2인 진단기준을 2주간의 입원 기간을 정해 그사이 국공립병원 또는 지정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1인을 포함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2명 이상이 일치된 소견으로 입원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규정 변경 역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 규정의 예외를 두어 인력 부족 시 1회 기간 연장이 가능(최대 4주)하도록 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같은 의료기관 전문의 2인의 판단으로 입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강제입원을 판정한 민간의료기관 전문의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복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진단을 내린 경우,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확보한 것이다.

강제입원 판정 의사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에 대해 추가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전문의 2인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라도, 최종 결정은 관할 국공립병원장이 내리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해, 최종 책임을 해당 국공립병원장이 지도록 했다.

이와 관련 건강정책국 관계자는 "오랫동안 운영되던 제도를 일시에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니 의료기관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정신질환자 인권 보호 등 시대적 흐름을 고려해 변화가 필요한 때"라면서 "의료계의 의견을 지속해서 청취해 의료현장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고 있다. 의료계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런 보건복지부의 강제입원 기준 완화 노력에도 신경정신의학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수가 인상이나 애매한 법적 책임에 대한 유권해석만으론 강제입원 결정에 참여하는 민간의료기관의 전문의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면 개정 정신보건법 시행에 반대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태로 개정 정신보건법의 원천적 문제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이 없다"며 "개정 정신보건법 시행 이전에 법 개정이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개정법 시행 후에라도 빨리 모법 개정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제입원과 관련 민간의료기관에 압력을 행사하지 말 것, 2인 진단평가 의사를 국공립병원 의사로 제한할 것, 불가피하게 민간의료기관 의사가 진단평가에 참여할 시 입원 적합성 심사 소속을 명확히 해 법적 책임 문제를 개선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수가 인상으로 신경정신의학계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수가 문제는 차후 논의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신의료기관협회도 "개정 정신보건법에 대한 의견은 신경정신의학회와 같다"고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