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광 대한위암학회 이사장.
대한위암학회가 주관하는 국제위암학술대회에서 수술적 치료에만 의존하던 위암 치료를 뛰어 넘는 정밀의학과 다학제 치료 방법 등을 다룬다고 하자 전 세계 위암치료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또 우수한 한국의 위암 치료 및 연구를 바탕으로 이번 학술대회에서 동양과 서양의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표준 치료가이드라인 개발도 논의할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대한위암학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2017년 국제위암학술대회(KINGCA week 2017)를 'Leading the Future'라는 슬로건 하에 오는 3월 23∼25일까지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개최한다.

KINGCA Week 2017 에는 총 25개국에서 해외 참석자 200여명을 포함해 전체 참석자가 700여명에 이를 예정이다. 전 세계 위암 치료 분야를 이끌고 있는 위암 분야 임상 및 기초 연구자들이 참여해 109명의 초청강연을 포함, 68개 세션에서 총 392여편의 연제가 발표된다.

맞춤형 치료를 넘어 디지털 환자의 시대 성큼
이번 학술대회는 위암 치료의 진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위암 치료에 있어서 화두는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treatment)'를 넘어서는 '디지털 환자(digital patient)'이다. 위암 치료의 근간인 위암 수술에 있어서 디지털 환자의 개념은 최근에 만들어졌는데, 위암 환자의 수술 전 CT, MRI 등을 통해 위암의 위치, 크기 뿐만 아니라 주변 장기의 구조, 혈관의 진행 방향까지 미리 데이터에 입력을 한 후, 실제 수술에서 이를 활용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수술 중에도 시행할 수 있는데, 맨눈으로 보이는 시야 외에 ICG 등 특수 염색약과 근적외선을 이용해 눈에 안 보이는 혈관 또는 림프관의 주행을 확인할 수도 있다.

외과 의사의 눈에 보이는 구조물 외에 이러한 추가적인 데이터는 적절한 림프절 제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주변 장기 및 혈관 손상의 방지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KINGCA에서는 이 분야의 세계 선두 주자인 프랑스 IRCAD의 Luc Soler 교수가 '위암 수술에서의 디지털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화상 강의를 진행한다.

양한광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은 "이러한 항해 수술(navigation surgery)은 이미 임상에서 적용 중이며, 조만간 기존 수술 대비 효과에 대한 결과도 보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작용 없는 항암제 사용…정밀의학이 화두
항암약물치료에서는 전이암 치료의 효과 극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이 화두이다.

기존에는 일반적인 위암의 특성에 따라 독성항암제를 사용해 효과에 비해 심한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항암치료에 거부감을 갖게 됐다.

반면 정밀 의학은 환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암세포의 특이 유전정보를 이용해 그 환자에게 가장 잘 듣는 항암제를 선택하는 것으로, 항암효과의 극대화와 함께 부작용을 최소화해 생존기간 연장 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도 가능하게 된다.

라선영 대한위암학회 홍보이사는 "이는 유전정보 검사 기법의 발전으로 실제 임상에서 활용이 가능하게 돼 새로운 항암제, 표적 치료제, 또는 면역 치료제의 개발과 적용이 가능하게 됐고, 이와 같은 정밀 의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같은 위암의 정밀의학의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실험동물 분야의 세계적 연구소인 잭슨 랩(Jackson Lab)의 찰스 리(Charles Lee) 교수의 특강을 통해 정밀 의학의 한 단계 발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 홍보이사는 "동양인과 서양인은 같은 약이라도 대사가 다르고, 항암치료제 승인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으며, 같은 약을 환자에게 사용할 때 용량에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정밀의학이 되면서 동양과 서양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의사들에게도 한국의 우수한 치료기법을 소개하고 교육시켜 치료의 표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서양 아우르는 '위암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개발 논의
새로운 도전에도 불구하고 위암 치료는 항상 임상 데이터에 근거한 '표준화(standardization)'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충분한 검증 과정 없이 함부로 환자에게 적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

양한광 이사장은 "위암 환자의 90% 이상은 치료 가이드라인에 의해 충분히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지만 동양과 서양의 위함 발병 및 치료방법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위암은 전통적으로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흔한 암이며, 미국·유럽 등은 상대적으로 드문 암"이라며 "한국·일본의 위암은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60% 이상이지만 서구는 조기 위암이 20% 이하로 적다"고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이같은 차이로 동서양의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대부분은 일치하지만 일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다"며 "예를 들면 위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권유하는 것은 서양 가이드라인에서만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KINGCA에서는 동서양의 가이드라인의 차이를 살펴보고 향후 전세계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개발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다양한 위암 환자의 치료, 다학제 치료로 극복
김욱 대한위암학회 학술이사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기재되지 않은 다양한 위암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화두는 '다학제 치료(multidisciplinary treatment)'"라고 말했다.

또 "외과·종양내과·소화기내과·병리과·영상의학과·핵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들이 함께 논의해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다학제 치료는 이제는 위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학술이사는 "예를 들면 말기 위암에서 항암 치료로 원격 전이가 사라졌을 때 언제 어떠한 수술을 할 것인가, 조기 위암에 대한 내시경 절제술 후 다시 발생한 조기 위암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임신 중인 위암 환자에서 수술 및 항암 치료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등은 전문가들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다학제 치료를 통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는 노력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흥미로운 증례들을 보고하면서 참가자들의 의견도 실시간 전자 투표를 통해 확인해보는 '다학제 치료 증례' 세션을 준비해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다기관 연구자 모임 활발히 진행될 예정
이번 KINGCA 2017 에서는 위암 치료 향상을 위한 다양한 다국적(multinational), 다기관(multicenter) 연구자 모임을 진행한다.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의 임상적 역할을 규명하는 KLASS 임상연구, 진행위암에서 다량의 복강 세척을 통해 암 재발을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하는 EXPEL 임상연구, 감시림프절 생검을 통해 축소수술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SENORITA 임상연구, 위암 수술 후 삶의 질을 연구하는 KOQUSS 연구자 모임, 복강경 수술에서 보다 적은 구멍으로 위암 수술을 시도하는 REDUSS 연구자 모임 등 다양한 공동임상연구 모임 등이 학술대회 기간중에 열린다.

또 학술대회 전 해외 참석자들에게 국내병원 방문 프로그램인 '위암 마스터 클래스(Gastric Cancer Master Class)'를 통해 위암 경험이 적은 국가의 젊은 의사들에게 한국의 수준 높은 위암 치료 및 연구를 경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는 미국·호주·독일·포르투갈·터키·아시아 여러 국가 등 총 12개국 16명이 대회 1주일 전부터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프로그램 후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또 대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로 위암 수술을 경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양한광 이사장은 "대한위암학회는 한국 국민을 위한 위암치료기술 향상이라는 기본 목표를 넘어 이제 세계의 위암치료 의료진 및 종사자를 교육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위암분야에서는 단연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국가이기도 하다"며 "올해 4회째를 맞는 국제학술대회는 한국의 높은 위암 치료 및 연구 수준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