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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사주사' 효능·효과 검증 논문 단 1건
'신데렐사주사' 효능·효과 검증 논문 단 1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1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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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주사제, 안전성·유효성 입증 임상적 근거 '제로 수준'
의협 토론회 개최..."근거중심에 의한 처방 필요" 공감대 형성

▲ ⓒ의협신문 김선경. 명승권 교수(오른쪽에서 첫번째)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주사제가 효능과 효과가 있다는 임상근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선 진료를 통해 처방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능성 주사제(신데렐라주사·백옥주사·태반주사 등)의 피로회복 및 미용 효과에 대한 효과를 보여준 연구가 국내외를 통틀어 '1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능성 주사제'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선 주사제 사용에 대한 관리방안을 만들고 근거중심의학으로 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임상1강의실에서 의협 주최로 열린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안전성, 사용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기능성 주사제 사용 현황 및 기능성 주사제 성분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토 내용이 다뤄졌다.

토론회에서는 기능성 주사제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주사제에 대한 효능과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들이 많았으며, 너무 지나치게 주사제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의료계 자율적 규제 및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외 논문 검색 시스템 2개(Ovid-MEDLINE·Ovid-EMBASE)와 국내 논문 검색 시스템 2개(Korea Med·KMBASE)를 이용해 안전성 및 유효성 관련 문헌고찰을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 문헌, 동료심사를 거쳐 학술지에 게재된 문헌, 영어 및 한국어로 출판된 문헌, PIO(연구대상자/중재법/결과변수) 조건에 맞는 문헌을 조사했다.

또 각 기능성 주사제(신데렐라주사·백옥주사·마늘주사·감초주사·태반주사)의 주요 성분을 검색어로 지정해 관련 논문을 찾은 다음 인간을 대상으로 피로회복·미용 효과를 객관적인 연구모형으로 검증했는지 따져봤다. 그 결과, 중국에서 2011년 발표된 신데렐라주사(티옥트산) 논문 단 1건만 기준을 충족시켰다.

김 연구위원은 "신데렐라주사의 비만(환자) 대상 체중감소 관련 연구문헌 1건이 최종적으로 선택됐다"며 "이 연구의 본래 목적은 내당능 장애를 가진 비만환자에서 약제를 2주 간 정맥투여 후 지질 프로파일의 개선을 확인하고자 한 것인데, 시험결과 대조군과 중재군 간의 지질 수치가 유의하게 개선은 됐으나 BMI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효과를 발표한 논문을 검색한 결과, 1건밖에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체중감소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른 주사제들은 피로, 피부미용 관련 정맥주사 투여 문헌을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 FDA에서 피부 미백 등을 목적으로 이들 주사제 사용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 유효성·안전성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또 "인간 대상의 임상적 근거 산출 및 평가가 필요하나, 미용·건강증진과 관련된 임상 성과 변수는 객관적·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고, 위약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잘 설계된 양질의 임상연구 결과를 통한 근거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데렐라주사는 뇌척수염·직업성 난청 치료 등에 쓰이도록 효능·효과를 인정받았고, 백옥주사(글루타티온)는 만성 간 질환에서의 간 기능 개선에 허가를 받았다.

또 마늘주사(푸르설티아민)는 비타민 B1 결핍증 치료, 감초주사(글리시리진)는 두드러기·습진·알레르기성 피부질환 개선, 태반주사(자하거)는 갱년기 증상 완화·간 기능 개선에 허가를 받은 상황이며, 이들 5가지 기능성 주사제는 피로회복, 피부 항노화 등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의 기능성 주사제 사용현황을 발표한 박실비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들 주사제는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며,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허가범위 외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도 기능성 주사제의 사용에 있어 안전성 및 유효성이 제대로 검증될 필요가 있으며,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의료계 내부적으로 기능성 주사제 사용 관련 가이드라인(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고, 정부도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기능의학 등에서 아무리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주사제 등이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가설만으로는 근거중심의학이 될 수 없다"며 "효능과 효과를 얘기할 수 있는 임상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윤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는 "환자들에게 기능성 주사제를 처방할 때 효능 및 효과,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다"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주사제를 과다하게 처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과장(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은 "의료계 중심의 효능·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의료계 자율규제(가이드라인)로 과대 및 허위 광고의 수위가 낮아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노력을 했음에도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가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근거중심으로 기능성 주사제를 처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기능성 주사제의 사용 권고지침 마련을 위해 회원들과 관련단체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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