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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es 2017 신장암 로봇수술 '부분 절제' 보편화
kimes 2017 신장암 로봇수술 '부분 절제' 보편화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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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부위만 제거 신장 최대한 보존 장점"
복강경 '한계'…로봇, 합병증 감소·빠른 회복 도와

우리 몸에 암이 발생했을때, 로봇 수술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신장의 경우에는 신체의 다른 장기와 달리 2개가 있기 때문에 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전체 절제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신장에도 전체 절제술이 아닌 부분 절제술을 이용해 신장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부분 절제술이 신장 전체 절제술보다 훨씬 고난이도의 수술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분 절제술에는 로봇 수술이 큰 효과를 보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의사는 많지 않다. 변석수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사진)는 대표적 수술로봇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를 이용한 신장 부분 절제술을 400회 이상 집도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변 교수의 수술 영상이 글로벌 다빈치 커뮤니티에 아시아 의료진 처음으로 소개돼 주목 받았다. 변 교수를 만나, 로봇을 이용한 신장 부분 절제술에 대해 들어봤다.

 

과거에는 신장이 1개만 있어도 살아가는데 무리가 없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다 최근들어 신장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변화한 이유는 무엇인가.

▲ 변석수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신장은 등 쪽 가장 아래 갈비뼈 바로 밑에 척추를 사이에 두고 2개가 한 쌍으로 위치해있다. 크기는 성인의 경우 길이 11∼12cm, 폭 5∼6cm, 두께 3cm 정도이다. 생각보다 작은 곳에서 하루에 약 200리터의 혈액을 걸러낸다.

만약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빈혈·골질환·고혈압·신경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한다. 신장이 다른 장기와 달리 2개가 있는 이유는 그만큼 신장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신장 적출술 이후에는 남아 있는 신장에 부담이 두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만성콩팥병이나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최후에는 남은 신장마저 잃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문제로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 신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변화했다.

환자에 따라 신장 전체 절제술과 부분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부분 절제술에 적합한 경우는 어떤가.

신장암 치료는 병기나 환자의 연령·전신 상태·다른 질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신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신장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가 없는 종양에 한해 크기가 약 4cm 이하일 경우 신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주로 4cm이하의 작은 종양에서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지만, 이보다 큰 종양도 위치와 수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부분 절제술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주로 신장이 하나밖에 없거나, 신장 적출을 할때 신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신부전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만 선택적으로 시행했다. 최근에는 반대쪽 신장이 정상이라 해도 종양이 4cm 이하면 부분 절제술이 가능할 정도로 표준적 치료로 자리매김 했다. 해외 학회에서도 부분 절제술이 가이드라인으로 권고될 정도다.

부분 절제술은 주로 개복수술이나 로봇수술로 진행한다. 복강경을 이용한 부분 절제술은 술기가 매우 어려워 개복 수술을 대체하기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부분 절제술과 전체 절제술 두 수술법의 과정과 예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전체 절제술은 종양을 포함하고 있는 신장과 신장을 둘러싸고 있는 지방층 및 신장주 근막·신우·요관 일부도 모두 제거하게 된다. 반면 부분 절제술은 종양을 포함한 신장 일부분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부분은 보존하는 수술법이다.

4cm 이하의 종양에서 시행하기 때문에 전체 절제술 대비 만성신장질환이 감소하고, 신장기능의 빠른 회복, 심혈관 관련 합병증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2015년 국내 신장암 환자 대상으로 전체 절제술과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 각각 622명을 비교한 결과 연령대와 상관 없이 수술 후 신장기능은 부분 절제술 환자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65세 미만에서는 부분 절제술 환자군 99.7%, 전체 절체술 96.3%였다. 65세 이상 고령에서는 부분 절제술 환자가 94.7%로 높았다. 전체 절체술은 91.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로봇 수술 영상이 아시아 의료진 가운데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커뮤니티에 소개됐다. 의미는 무엇인가.

다빈치 커뮤니티는 전세계에서 로봇 수술하는 의료진에게 교육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넷 사이트이다. 학회에서 수술 영상을 보여줄 때는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일부분만 편집해서 보여주게 된다. 반면 이 커뮤니티는 전체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전세계 의사들의 수술 술기를 배울 수 있다.

특히 분야별로 뛰어난 의사만의 영상만 엄선해서 올라온다. 그만큼 아시아 의료진으로는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신장 부분 절제술 영상이 올라간 만큼 의미가 있다. 아시아인에 적합한 술기를 배울 수 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로봇을 이용한 부분 절제술의 강점은 무엇인가.

▲ 변석수 교수
로봇수술의 최대 강점은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집도의에게 선명하고 확대된 입체 시야가 제공된다. 540도 회전하는 로봇 팔을 활용하면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움직으로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을 이용한 부분 절제술은 수술시간이 짧고 출혈량이 적으며, 허혈시간이 짧아 신장 기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절제시 출혈을 줄이고 수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신장과 연결된 혈관을 차단한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허혈시간이 짧을수록 조직 손상이 적고 신기능 회복이 빠르다.

신장 수술에서 허혈시간이 짧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렇다보니 복강경 수술로는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기가 어렵고, 로봇이 적합한 수술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사례를 듣고 싶다.

신장암 3기 60대 여성 환자로 신장 하나를 전체 절제한 상태였다. 그러나 4개월만에 남은 신장에서 종양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이 환자의 경우, 남아 있는 신장의 종양이 신장 후면부 안쪽에 있어 수술로 제거하기 쉽지 않았다. 수술을 하더라도 급성신부전 위험이 예상됐다.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환자가 수술을 받을 때 신장 기능이 손상되면 위중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수술적 치료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결국 그동안 로봇 신장 부분 절제술을 해오며 쌓인 경험을 토대로 수술을 진행했다. 이때 3D 신장 모형을 만들어 수술 전에 신장과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이 환자의 경우 로봇수술을 이용해 종양을 제거하는데 허혈시간이 17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환자는 수술 후 4일 만에 퇴원할 만큼 회복이 빨랐다. 환자 만족도도 부분 절제술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장암 등 비뇨기과 질환에서 로봇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뇨기과는 전세계적으로 로봇수술이 가장 많이 쓰이는 영역이다. 전립선암에서는 로봇수술이 이미 표준치료로 자리잡을 정도다. 신장 절제술에서도 로봇수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유는 비뇨기과 질환 수술이 해부적으로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경·미세혈관 등에 둘러 쌓여 있다 보니 수술이 어려운 분야다.

특히 전립선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한데다 전립선 제거 후 방광과 요도를 이어줘야 하는 등 수술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신장암 수술도 부분 절제를 하는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종양을 제거하고 남은 신장을 잘 봉합해 정상 형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는 등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로는 상당히 힘든 수술로 분류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하더라도 연관 조직의 부분적 손상·신부전·투석 등의 후유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로봇수술은 사람의 손목보다 회전범위가 큰 로봇팔이 손이 잘 닿지 않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으며, 3D 영상을 통해 신경과 혈관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 기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장암을 포함한 비뇨기과 질환에서는 일반 복강경 수술 보다는 로봇수술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매년 3월 둘째주 목요일은 '세계 신장의 날'로 지정됐다. 올해는 어떤 부분이 강조되는가.

최근들어 신장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부분 절제술이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장암 수술은 전체 절제술인 '신장 적출'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를 위해 신장 부분 절제술의 효능과 정확한 정보를 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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