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기 서울이비인후과의원 원장, "어린이 환자에 역사 알리고파"
경상남도 김해시 한 병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병원을 찾는 어린 환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은 병원장의 바람이 결실을 맺은 것.
병원 로비에 소녀상을 세운 주인공은 바로 김해시 내동 서울이비인후과의원 정태기 원장이다.
정태기 원장은 오늘(27일) 오후 2시 병원 로비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고, 위안부 피해자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소녀상은 대부분 야외에 있지만, 정 원장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머무르는 공간에 세워 시민들이 자주 볼 수 있도록 하려고 병원 로비에 설치키로 했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하루 150∼200명이다. 또 환자 대부분은 아이들이다. 정 원장은 소녀상의 의미와 아픈 역사를 가르치려는 뜻에서 건립을 추진했다.
소녀상 건립은 도내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변재봉 작가에게 의뢰했다. 전신상으로 앉아있는 모습인데, 의자가 없다.
이는 아직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우리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는 영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 원장은 "한국인이니까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죠."라며 짧고 굵게 의미를 전달했다.
정 원장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모금운동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뜻을 모으는 것이었다"며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시민 성금을 건립비에 보태고, 그만큼의 액수를 사재로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소녀상을 보기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일 아닌가. 아픈 역사에 죄책감을 못 느껴서는 안 된다. 역사는 기억해야 한다. 잊으면 같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