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심의회 '파행' 운영...법원 '제동'
자동차보험심의회 '파행' 운영...법원 '제동'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2.1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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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의료계 빠진 자보심의회 규정 개정 '무효' 판결
"의료계 위원 배제한 일방적 회의 소집 절차상 하자"

▲ 서울중앙지방법원
자동차보험수가분쟁심의회의 파행 운영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는 1일 자보심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병원계 대표가 자보심의회를 상대로 낸 자보심의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2016가합535598)에서 "2015년 8월 13일자 자동차보험수가분쟁심의회 운영규정 개정에 대한 결의는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결했다.

현행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는 보험회사등과 의료기관은 서로 협의해 자동차보험진료수가와 관련된 분쟁의 예방 및 신속한 해결을 위해 '자동차보험수가분쟁심의회(자보심의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9년 설립한 자보심의회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분쟁의 심사·조정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 조정에 대한 건의 ▲조사·연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의협은 자보심의회 설립금을 비롯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분담금 갹출업무를 대행하면서 매년 약 1억 2000만 원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회원들의 자보심의회 참여율과 분담금 납부율이 떨어지고, 감사에서 의협 부담금 갹출업무 대행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2013년부터 분담금 지원을 중단했다.

2013년 7월 1일부터 진료비 1차 심사업무가 자보심의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이관·운영되면서 보험사업자의 자보심의회 심사·조정 건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자보심의회는 의협을 상대로 분담금 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2016년 8월 13일 의료계 대표자가 불참한 가운데 18인 위원 중 보험업계 6명과 공익 4명 등 10명이 참여한 상태에서 운영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면서 의료계측과 보험업계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새로 바뀐 운영규정은 위원장을 비의사로 선출할 수 있도록 하고, 가부동수인 경우 위원장이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또 소위원회를 신설, 자보심의회를 열지 않고도 결정할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병원계는 "자보심의회 운영규정에는 구성·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할 때 18인 위원 중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 1인 이상을 포함해 재적위원 2/3 이상 출석과 출석위원 2/3 이상 찬성으로 의결해야 함에도 보험업계 6명과 공익 4명 등 10명이 참여한 상태에서 일반정족수(재적위원 1/2 출석, 출석위원 1/2 찬성)로 결정했다"고 반발했다.

또 "직무대행자가 의료계 위원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자보심의회를 소집하고, 운영규정을 개정한 것은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서 절차상 하자와 함께 실체상 하자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민법에 따라 직무대행자는 가처분명령이나 법원의 허가를 얻은 경우 외에는 법인을 종전과 같이 그대로 유지하거나 관리하는 등의 통상사무에 속하지 아니한 행위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총회를 소집하는 행위는 법인의 통상사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2009다70395. 2010년 2월 11일 선고/2015다220054. 2016년 3월 30일 선고)를 인용한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는 비법인사단 대표자의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며 "비법인사단 직무대행자가 정관 변경과 같이 통상사무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안건에 포함해 정기총회를 소집해 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법원의 허가를 얻지 않는 이상 정기총회 결의는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된 총회에서 한 부적법한 결의로 효력이 없다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결의로 개정된 운영규정의 내용은 위원장의 상근 여부 및 자격, 가부동수시 위원장의 결정권 박탈 여부, 소위원회 신설 등 운영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며 "이와 같은 운영규정 개정을 안건으로 자보심의회를 소집한 것은 직무대행의 통상사무에 속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심의회를 소집함에 있어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 결의는 실체상 하자에 관해 더 판단할 필요도 없이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결론을 냈다.

1심 판결에도 자보심의회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보심의회 위원장 자격과 운영규정 개정을 둘러싼 갈등과 분담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

무효 확인 소송을 주도한 조한호 병협 보험위원장은 "자보심의회 설립 이후 지속해 온 합의정신을 위배해 빚어진 문제"라면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를 모색하겠지만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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