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집에서 엎드린 채 쌍둥이 동생이 사망했다. 유가족은 의료진이 형과 동생을 뒤바꿔 치료한 탓에 사망에 이르렀다며 4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가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일란성 쌍생아 A와 부모(C·D)가 E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4억 1876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2014나38229, 2014나38236 병합)에서 1심 판결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산모 C씨는 제태기간 31주 2일인 2009년 8월 4일 E대학병원에 내원, 오후 5시 53분경 제왕절개수술로 일란성 쌍생아인 A와 B를 분만했다.

수술 후 시행한 태반조직검사결과, 융모양막염이 진단됐다.

형인 A는 체중 1.32kg였으며, 아프가점수는 출생 후 1분 6점(5분 7점), 심박동수 150회/분, 호흡수 60회/분이었으다. 초기 활동 불량과 경미한 반호흡·흉부 함몰을 보였고, 산소포화도는 95%였다.

동생인 B는 체중 1.57kg였으며, 아프가점수는 출생 후 1분 7점(5분 9점)이었고, 양호한 활동력과 울음, 경미한 흉부함몰을 보였다.

의료진은 A와 B를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 진료했다. B는 9월 29일, A는 10월 1일 퇴원했다.

B는 의료진이 퇴원할 때 예약한 외래(10월 7일) 간기능 검사에서 총빌리루빈 7.9mg/dL, 직접 빌리루빈 4.2mg/dL, GOT 203U/L, GPT 104U/L로 측정됐다.

B는 신체감정 당시, 뇌성마비 상태로 혼자 앉아 있지 못했으며, 심한 발달지연을 보였고, 언어지연·진찰상 강직·심부전 반사가 증가돼 있는 강직성 하지마비 증상을 보였다.

B는 퇴원 후 50여일이 지난 2009년 11월 20일 오후 11시경 집에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엎드린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감정의는 B의 사인에 대해 간질환이나 코입막힘질식 같은 기계적 질식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할지라도 신생아 간염 등의 간질환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사망에 이를만한 전형적인 또는 합당한 임상경과를 거치지 않은 점, 코와 입주위에서 영아급사증후군과 코입막힘질식을 구분할 수 있는 외상의 소견을 보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불명이나 영아급사증후군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B가 사망하자 가족은 의료진이 뇌실주위백질연화증이 있는 것은 B임에도 A로 착각해 뒤바꿔 치료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초음파검사 결과, 뇌실주위백질연화증이 발견된 사람은 A라면서 원고의 주장을 일축했다.

원고측은 의료진이 적절한 호흡과 감염 관리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따졌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B의 호흡수·산소포화도 등을 계속해서 관찰하며 무호흡증을 동반한 산소포화도 감소 시 곧바로 처치한 점, 감염방지 조치를 해태한 과실이 없는 점을 들어 원고측 주장을 이유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답증정체·황달 등에 대한 치료 과실로 사망이라는 악결과가 발생한 데 대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서도 "치료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퇴원 당시 B에게 병원균 감염과 무호흡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상이 있었다거나 신생아 간염과 담도 폐쇄증이 발병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측 주장은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담즙 정체증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의료진이 퇴원 당시 외래 진료 예약을 한 점, 외래진료 때 답즙정체증 치료제를 처방한 점, 담즙 정체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자기결정권 침해와 관련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