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에게만 지원되던 자가도뇨 카테터의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후천성 환자에게도 지원됐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1일부로 척수 손상 등 질병의 후유증으로 인한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에게도 선천성 환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확대했다.

비뇨기과와 재활의학과에 등록된 신경인성 방광 환자들은 1일 최대 9000원, 최대 처방 개수 6개의 자가도뇨 카테터를 본인 부담금 10%인 하루 900원으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1회 최대 처방 기간 90일 기준으로 540개의 자가도뇨 카테터를 81만원 중 10%인 8만 1000원만 부담해 사용할 수 있다.

   
▲ 배금미 콜로플라스트 대표
의료기기업체 콜로플라스트 배금미 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후천성 척수 손상 환자들은 비용 부담에 자가도뇨 카테터를 쓰지 못했다"며 "그러다보니 도뇨를 충분히 하지 못해 방광 내 압력이 상승하고 신장의 손상까지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질병이나 후천성 척수 손상으로 인한 신경인성 방광환자는 약 98만 4209명에 이른다. 이 중 자가도뇨가 필요한 척수장애인은 3만 1489명이지만, 실제적으로 자가도뇨를 하고 있는 장애인은 30%미만에 불과했다.

배 대표는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모든 신경인성 방광 환자에게 자가도뇨 카테터의 보험급여를 지원해 주고 있다"며 "2013년부터 급여를 시작한 한국은 늦은감이 있지만, 이번 급여 확대로 후천성 환자 1만명 이상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환자가 장기요양보험에 의해 요양시설에 입원했거나 방문 간호 혜택을 받는경우, 산업 재해로 인한 상병으로 산재보험 혜택을 받는 경우에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지원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급여 확대라는 성과는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며 "앞으로 하나씩 해결하면서 환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데 회사가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 "급여 확대는 환영...급여 절차는 탁상행정" 지적 

   
▲ 콜로플라스트의 '자가도뇨 카테터'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급여 확대에 따라 앞으로 해결할 과제를 제시했다.

이범석 국립재활원 부장은 "척수환자의 방광 관리는 간헐적 도뇨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후천성 환자들은 한달에 27만원을 지불해야 하면서 카테터 사용은 그림의 떡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급여가 안되면서 저가의 카테터를 재사용하는 일이 발생 했으며, 이로 인한 감염·상처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이번 급여확대는 뜻깊은 일이다"라며 "그러나 입원환자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면서 모순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다. 병원 입원했을 때부터 제대로 훈련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병원에서 환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가도뇨 카테터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 하고, 이에 따른 수가 책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한나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급여 확대는 환영할만한 일이다"라며 "그러나 급여를 받기 위한 조건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척수 손상 환자가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요류역학검사 진단서 ▲건보공단 등록 서류(상병번호 등 수기로 작성) 등을 직접 건보공단 지사에 방문해서 제출해야 한다. 또 제출 후 81만원의 카테터 제품을 구매하고, 일주일 후에 영수증 첨부 후 건보공단에 제출해야만 10일 후에 72만 9000원의 환급이 이뤄지는 절차다.

윤 교수는 "척수 손상으로 거동조차 어려운 환자인데도 불편한 절차로 인해 보험 혜택을 거절하는 환자도 발생할 수 있다"며 "병원에서 처방하면 병원이나 약국에서 필요한 제품을 본인 부담 비용만 내고 바로 받아 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콜로플라스트는 덴마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자가도뇨 카테터로는 '스피티캐스', '이지캐스' 등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콜로플라스트는 복잡한 환급절차를 해결하기 위해 '콜로플라스트 케어'를 통해 자사 제품을 구매할 경우, 환급 서류 제출 업무의 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