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현지확인과 관련된 잇따른 의사 자살 사건을 계기로 현지확인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 내부에서 떠오르고 있다. 현지확인을 받으나 거부하나 결과는 마찬가지인데 굳이 공단 직원들의 강압적·위법적 조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원협회는 10일 건보공단의 자료제출 및 현지확인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를 제안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현지 확인에 나선 건보공단 직원이 부당한 행위를 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 심지어 직권남용으로 검찰 고발을 해도 공단 직원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처벌할 수 없다.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 지침(SOP) 개정안에도 잘못된 조사행위를 처벌할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내부규정에 따라 처분한다고만 돼있을 뿐 어떤 행위를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구체적인 명시는 없다.

무엇보다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단이 현지확인의 근거로 삼는 것은 2003년 법제처의 유권해석이다. 법제처는'요양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의 확인을 위해 서류확인만으로 부족할 경우 요양기관의 임의적인 협력을 전제로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현지확인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현행법상 명시적인 현지확인규정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부당이득과 관련된 사안을 중심으로 현지확인을 행해야 하며.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확인업무의 실시는 현행 법률규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건보공단은 이러한 해석을 무시한채 현지확인 거부시 현지조사 의뢰를 무기삼아 현지확인을 강요하며, 부당이득과 관련된 사안 중심이 아닌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확인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현지확인을 거부해도 결과는 달라질 것이 없다.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결과, 월평균 부당금액 및 비율이 행정처분 대상이 되면 공단은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한다. 기준에 미달하면 환수로 종결된다.

즉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경우 공단의 현지확인과 더불어 어차피 복지부 실사를 받게 돼 있고, 공단의 현지확인을 거부해 실사를 받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엔 환수로 종결되는 것이다.

의원협회는 "현지확인을 거부하고 실사를 받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는 공단의 현지확인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론 현지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복지부 현지조사를 의뢰할 수는 있으나, 의료계가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경우 모든 건을 복지부가 현지조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의 단합된 의지로 공단의 자료제출과 현지확인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공단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이며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라며 "전 의료계에 공단의 자료제출 및 현지확인을 전면적으로 거부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