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면을 통한 탐구, 그 거대한 담론에 대해
인간 내면을 통한 탐구, 그 거대한 담론에 대해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1.10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얼리즘 인체조각의 대가, 김영원 조각전 '나-미래로'전
40여 년 동안 인간에 대한 탐구…2월 26일까지 DDP에서
▲ 그림자의 그림자 08-4(2008년 작, Bronze, 2m, 어울림광장 전시) / 생명을 잉태한 씨앗처럼 어떠한 감정이나 욕망이 발현되지 않은 깊고 깊은 침묵의 공간. 원천적인 존재의 시원을 구현하기 위해 완벽한 음양의 조화와 대칭적 구조로 숭고한 정신을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의 조각가로 유명한 김영원 작가의 조각전 '나-미래로' 전이 2월 26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다.

특별히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는 점이 DDP 야외공간을 이용한 작가의 작품 17점이 전시장 내·외부 공간에 무료로 전시하는 이유때문 만은 아니다.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조각가 김영원….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 한 인체 조각으로 한국 조각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단의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을 전시장 안에서가 아닌 야외에서 숨 쉬듯 관람 할 수 있다는 바로 그 지점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체 조각은 해부학적으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지만, 시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인간의 내면과 세상의 근원을 인체에서 찾는다고 김영원은 말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사실주의적 구상조각을 바탕으로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첫 번째 시기는 인체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한 1977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로 '중력 무중력'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 시기는 1990년대 명상을 통한 수련 과정을 표현한 '조각-선, 드로잉-선' 시리즈다.

세 번째 시기는 2000년대 이후 조각의 한쪽 면을 부조로 표현함으로써 '몸이란 실체가 아니라 그림자일 뿐'임을 강조한 작가의 미학적 사고가 드러나는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로 대표된다.

이번 전시는 각각의 시리즈와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이 총망라돼 DDP 전시장 및 야외 곳곳에 설치됐다.

 

▲ 공간 속으로(2002년 작, Bronze, 1.8m, 1층 야외 전시) / 인간과 환경과의 상호관계성에 대한 소고다. 인간이 환경의 영향을 받고 점차 동화 돼 사라져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개인의 본성이 세월의 흐름에 의해 점차 규격화 된 공간 속으로 흡수 동화 돼 사라져간다. 그러나 개인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고 온전히 기록돼 후대에 남겨질 것이다.

 

 

전시는 DDP를 지상과 지하로 구분하면서도 그 경계가 모호해 DDP 건축의 특징이 된 '미래로' 다리를 중심으로 시작한다. 외부에서 DDP로 들어오는 관문이자, 본격적인 동대문 지역의 시작점이기도 한 미래로 입구에 8m 높이의 대형 청동 인체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길>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의 제목인 '나-미래로'의 '나'는 김영원의 인체 조각 작품이자 관람객 본인을 의미한다. 조각작품이 미래로 다리 위에 서서 관람객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이끌기도 하고, 이 길을 따라 '미래로' 나아가자고 소리치기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8차선 장충단로를 마주한 DDP 전면부에도 8m 높이의 <그림자의 그림자-꽃이 피다>와 2.2m 높이의 <그림자의 그림자-길 위에 앉다> 작품이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이밖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어울림 광장·팔거리·잔디 언덕·알림터 로비 등에 1.8∼5m 높이의 대형 조각품을 설치해 관람객이 작품을 마음껏 유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러 곳의 흩어져있는 조각 작품의 위치를 담은 지도를 배포해 관객이 조각 작품 탐험에 나서도록 했다.

김영원 작가는 "DDP가 가지고 있는 외형적 거대함에 당당하게 마주하며 DDP를 시민들에게 사색의 공간·문화의 장소로 되돌려 줄 수 있는 작품의 제작과 배치에 상당한 고민을 했다"라며 이번 전시에 앞선 속내를 전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이 놓이는 공간을 해석하고 이미지를 반영해, 이전 작품의 컬러를 새롭게 입힌다든지 일부분 주조를 다시 했다고 전한다.

한편, DDP에서는 알림터 로비 스크린을 통해 김영원 작가가 1500˚가 넘는 온도에서 청동주물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도록 했으며, 3D 프린터를 이용해 틀을 짜고 청동을 부어 만든 축소판 청동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 조각을 대표하는 김영원 작가의 작품을 총망라한 이번 야외조각전이 인간 내면의 탐구라는 거대한 작가의 담론과 함께 일상 거리에서 느낄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